‘평양성’ 이준익 “나는 상업영화 조건 배반하는 감독”

‘평양성’ 이준익 “나는 상업영화 조건 배반하는 감독”

기사승인 2011-01-20 19:53:00

[쿠키 영화] <황산벌>에 이어 8년 만에 <평양성>으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이 “상업영화의 흥행 공식과는 다른 궤를 가고 있다”고 연출의 방식을 설명했다.

2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평양성> 언론시사회 및 기자회견에서 이준익은 “상업영화는 보통 주인공이 한 사람 정도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한 인물에게 집중돼 그 사람의 감정을 따라 가기에 관람하기가 용이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난 상업영화의 조건을 스스로 배반하면서 영화를 찍는다. 난 주연과 조연의 서열이 없는 스타일의 영화를 찍는다”며 “보통 멜로드라마는 1대1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이것을 2시간 안에 짜내는 것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했다”고 덧붙였다.

<왕의 남자>를 예로 들며 “<왕의 남자>도 다인칭 구조였다. 이 구조는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평양성>도 많은 인물이 동시에 나와 전쟁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구려의 사면을 다뤘다. ‘거시기’(이문식)와 ‘갑순이’(선우선)의 이야기도 있고, ‘남건’(류승룡)과 ‘남생’(윤제문)의 이야기도 있다. 전쟁영화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신비극처럼 보이게 찍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평양성>이 사극 장르의 새로운 길을 열 것임을 확신했다. “영화적 시간은 2개월이지만 고증 대상이 된 시간은 10여년 정도다. 당나라와 고구려의 관계, 신라와 당나라의 관계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압축·재조립했다. 과거의 사극은 고증에 얽매이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뒤에 작업하는 사람들은 한결 수월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황산벌>에 이어 <평양성>으로 돌아온 이준익은 1편에 출연한 안내상이 등장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안내상은 <황산벌>에서 ‘무모한’ 역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으로 어쩔 수 없이 함께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뒤 “대신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에서 호흡을 맞춘 황정민에게 요청을 했더니 흔쾌히 우정출연을 해줬다. 3일 동안 네 장면을 찍었는데 ‘미친 존재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준익 감독은 <평양성>에 대해 “전쟁영화이지만 잔인하지 않게 순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구정 때 손을 잡고 와서 편안하게 즐기고 갈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평양성>은 백제를 집어 삼키고 한반도 남쪽을 차지했던 신라가 한반도 전체를 차지하기 위해 당나라와 연합해 교란 작전을 펼쳐 평양성을 독차지하려는 내용을 그렸다. 오는 27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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