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기성용(22·셀틱)이 올해 첫 한일전에서 일본인을 조롱하는 듯한 ‘원숭이 세리모니(사진)’로 구설수에 올랐다.
기성용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과의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득점 없이 균형을 이루던 전반 23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일본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미드필더 곤노 야스유키(도쿄)와 몸싸움을 벌이며 돌파하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온 기성용이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문 왼쪽을 열었다.
경기 초반 일본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기에 충분한 선제골이었다. 또 현지시간으로 전날(24일)이었던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득점포이기도 했다. 문제는 골 세리모니 과정에서 발생했다.
기성용은 박지성 등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으며 중계방송 카메라로 달려간 뒤 원숭이 표정과 동작을 선보였다. 다른 팀과의 경기였다면 익살스러운 장면으로 남았겠지만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달랐다.
우리 네티즌들은 일본인을 조롱할 때 ‘원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한·일 네티즌들의 사이가 좋지 않아 인터넷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평소 소셜 네티워크 서비스 ‘트위터’ 등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성용이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네티즌들은 “인종차별 수준의 행동이다” “국제적 망신이다”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표정과 동작이 귀엽다”거나 “상대가 일본인만큼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경기가 한국의 승부차기 패배로 끝난 뒤부터 다시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기성용은 관중석에서 제국주의 시절 일본을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발견한 뒤 보복 차원에서 ‘원숭이 세리모니’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은 내 가슴 속 영웅들이다. 관중석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에는 눈물만 났다”고 밝혔다.
욱일승천기 발언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한 매체의 기사를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시켜 “변명이라…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며 다시 항변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일본과 연장 전·후반 120분 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대 3으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오는 29일 도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을 벌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