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케이블계에 장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독특한 생활 방식을 가진 화성인을 찾는 프로그램 tvN ‘화성인 바이러스’다. 지난 2009년 3월31일 첫 닻을 올린 이후 2년 동안 시청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매회 화제를 낳았다. ‘십덕후’ ‘갸루족’ ‘운둔형 외톨이’ 등 주류에 밀려나 있던 주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남들과 다른 언행을 하는 일반인이 주인공이다. 99회까지 175명이 다녀갔다. 이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피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의 인내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작진은 99회를 이끌어오기까지 2000여명에 달하는 출연자를 일일이 만나 섭외에 공을 기울였다. 특히 71회 출연했던 ‘갸루족’ 김초롱 씨를 섭외하기 위해 2개월 동안 끈질긴 요청을 했을 정도다.
여기에 하나 더, 이들의 입담이 버팀목이 됐다. 예능계 트리오로 꼽히는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다. 방송 경력 30여년에 빛나는 이경규는 방송 흐름을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 독설 개그로 새로운 지평을 연 김구라는 기존의 이미지 대신 한결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일반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김성주는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깔끔한 진행력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서로의 진행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김성주는 이경규와 김구라에 대해 “두 분의 진행 스타일을 배우는 입장”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만나보니 엄청난 고수들”이라고 추켜세웠다.
이경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알 수 있었다. 만나기 전에는 칭찬하는 사람 반, 욕하는 사람 반이었다. 어느 정도 선입견이 있었는데 같이 일을 해보니 방송의 시작과 끝을 정확히 알고 있더라.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이건 이렇게 진행하면 돼’ 말하면 PD도 정말 그렇게 편집을 해놨더라. 재능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할 정도”라고 놀라움을 표현하며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많이 따뜻하더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은 ‘독설 원칙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독설가가 일반인에게 희망을 얘기해 줄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 ‘본인에게 화살이 돼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웠다. 직접 만나서 일을 해보니 김구라는 엄청난 원칙주의자다. 원칙에 따르면 독설이 가능하더라”고 설명한 뒤 “어떤 방향에 따라 진행을 바꾸자고 제안할 때 자신의 원칙에 위배되면 끝까지 소신을 지킨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으로 인해 독설이 가능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둘째 형 김구라는 김성주에 대해 “깔끔한 마무리 멘트”를 진행 강점으로 꼽았다. 김구라는 “김성주만큼 정리를 잘하는 친구가 없다. 그 능력은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이경규에 대해서는 “방송 흐름을 보는 정확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경규는 화성인을 대할 때 저와 비교해 차이가 있다. 저는 공세적으로 나가는데 이경규는 안아주는 편”이라고 평가한 뒤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건 대본을 보고 필요한 것을 많이 거둬내 1시간 10분 내외로 스튜디오 녹화를 끝낸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셋째와 둘째의 이야기를 들은 맏형 이경규는 “두 친구가 없었다면 ‘화성인 바이러스’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연출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김구라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추천했다”며 “사실 김성주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첫 녹화 때 김성주가 앉아 있길래 ‘이 프로그램 참 오래 가겠구나’ 생각했다. 김성주가 스폰지같은 인물이다. 우리 둘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밝혔다.
이근찬 PD도 ‘화성인 바이러스’의 인기 비결이 “진행자 세 명의 환상 조합”이라며 이들의 활약을 추켜세웠다. 그는 “세 명의 캐릭터가 각각 잘 어울려서 지금의 ‘화성인 바이러스’가 완성될 수 있었다”며 진행자에게 공로를 돌렸다.
김구라, 김성주, 이경규의 입담이 빛나는 ‘화성인 바이러스’. 100회 특집은 22일 자정에 방송된다. 100회에는 ‘다시 만나고 싶은 화성인 11인’이라는 콘셉트로 온라인 조인성 한재환 씨, 남자 화장실에 가는 원희선 씨 등이 무대에 올라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 전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