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출한 달인 “한국 개그 수준 높아…자신감 얻고 왔다”

日 진출한 달인 “한국 개그 수준 높아…자신감 얻고 왔다”

기사승인 2011-03-11 08:28:00

[쿠키 연예]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 ‘달인’ 팀이 일본 방송계에 진출해 자신감을 얻고 왔다고 털어놨다.

‘달인’ 김병만, 류담, 노우진은 일본 방송사 TBS의 초청으로 7일 예능 프로그램 ‘비교하는 비교여행’에 출연했다. 이날 무대에서 ‘달인’ 팀은 ‘흡인력의 달인’ ‘덤블링의 달인’ ‘무게 중심 잘 잡는 달인’을 보여주고 왔다. 언어가 서로 달라 동시통역이라는 번거로운 중간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달인’ 특유의 몸짓과 표정에 일본 시청자와 방청객이 뜨겁게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녹화 현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김병만, 류담, 노우진은 9일 오후 ‘개그콘서트’ 녹화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비교하는 비교여행’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 일본의 아이돌 가수처럼 양국의 특징을 조명한다. 이번에는 한국의 개그맨 편을 찍겠다며 우리에게 ‘와줄 수 없겠냐’ 는 요청을 받아 가게 됐다”고 일본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달인’ 팀은 일본에서 러브콜을 받았을 때 상당히 상기돼 있었다. 예전부터 일본 진출을 염두해 두고 계획 중이었기 때문이다. 신입 개그맨이 꿈을 키우는 메카인 서울 대학로 소극장처럼 일본 오사카의 한 소극장을 빌려 한국 개그를 전파시킬 소망을 갖고 있었다.

이번 방송 출연은 한국 개그가 과연 일본에서 통할 것인지 시험하는 무대가 됐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진출한 일본. 현지 러브콜에 따라 대한해협을 건넜음에도 불구하고 걱정부터 앞섰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스탠딩 코미디의 선두주자인 ‘개그콘서트’에서 최장수하는 인기 코너로 사랑받고 있지만 일본에서도 개그가 통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웃음의 대가가 이들의 진가를 알아봤다. ‘비교하는 비교여행’ 진행자이자 일본 코미디계의 거물인 시무라 켄이 ‘달인’ 개그에 박장대소한 것이다.

김병만은 “우리 개그를 보고 ‘과연 웃어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언어도 서로 달라 걱정을 했는데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막상 무대에 오르고 개그를 하자 빵빵 웃더라. 특히 시무라 켄이 너무 좋아하더라. 평소 잘 웃지 않는 편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를 보고 정말 많이 웃어줬다. 오랜만에 정통 코미디를 본다며 반색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본에 갔다 와서 느낀 게 자신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직접 가서 경험해 보니 한국 개그맨의 감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우리도 여러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왔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달인’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이냐고 묻자 “꾸준하게 개그를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달인’ 코너를 꾸려가기 위해 아이템에 따라 길게 연습하는 건 한 달 정도 걸리는 게 있다.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 일본도 슬랩스틱 코미디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만담 형식이 생겨나 말장난만 하고 가는 개그가 많아졌다고 하더라. 한 달 동안 꾸준히 공을 들이고 연습하는 것 자체를 놀랍게 보더라. 특히 일주일에 한 개씩 240개 이상의 아이템을 했다는 것에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정서에 맞게 개그도 수정했다. 류담은 “일본은 절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정말 크게 죽을 죄를 지었을 때 빼고는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역이용해서 웃기는데 성공했다”며 “일본문화를 이해하면서 개그를 하니까 마음이 편하게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인’은 지난 2007년 12월 ‘개그콘서트’에서 첫 전파를 탄 뒤 4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달인’의 트레이드마크는 역시 ‘달인’ 김병만이다. 대중의 시선이 김병만에게 쏠림에 따라 류담과 노우진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달인’은 한 사람이 아닌 세 사람임을 거듭 강조했다.

“(노)우진이와 저는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예요. 서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다 알죠. 아무래도 저에게 시선이 쏠리다 보니까 동생들 생각이 많이 나요. 그럴 때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김병만)

“개그맨은 선·후배 사이가 엄격해요. 김병만은 선·후배 자리에서 놓고 볼 때 참 어려운 선배죠. 하지만 형동생 사이로 오랫 동안 알다 보니까 서로 격의 없이 편안하게 대하는 것 같아요. 어떤 행동을 해도 서로 오해하지 않죠. 류담 형도 늘 편안하고요. 선·후배 이상의 관계라서 팀워크는 특별히 걱정하지 않습니다.”(노우진)

“(김)병만이 형이 반지하 생활을 하면서 고생한 걸 잘 알기 때문에 저희 둘은 정말 행복하고 좋습니다. 이 형은 늘 ‘난 왜 스타성이 없나’ 자학하고 살았던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달인’이라는 코너는 김병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으면 갈 수 없습니다. 만약 저희 둘에게 시선이 온다면 코너가 오래 갈 수 없죠. 세 명이 똑같이 인기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코너의 폭발력은 없거든요. 가장 웃기는 사람이 치고 나가야 코너 폭발력이 큰 법입니다. 물론 저희도 사람인데 병만이 형처럼 주목을 받고 싶긴 하죠. 하지만 코너의 장수를 위해서 욕심버리고 있습니다.”(류담 노우진)

일본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감지하고 온 ‘달인’ 팀. ‘비교하는 비교여행’ 제작진이 ‘달인’의 첫 만남을 인상적으로 보고 다시 한 번 러브콜을 보냈다. 오는 21일 한 번 더 출연할 계획이다. ‘달인’의 2막은 이제 시작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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