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 해일에 수몰된 日여성, 결국 살았다

“도망쳐!” 해일에 수몰된 日여성, 결국 살았다

기사승인 2011-03-30 17:49:00


[쿠키 지구촌] #1. 바닷가 인근 마을. 도로 곳곳으로 바닷물이 밀어닥친다. 거리의 한 여성, 우왕좌왕하다 은색 승용차에 올라탄다.

#2. 차들이 둥둥 떠다닌다.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여성의 은색 승용차도 그 안에 있다. 고지대로 몸을 피한 사람들, “죽었나봐” 탄식한다.

차가 수몰되는 장면이 일본 전역에 방영돼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던 중년 여성이 뒤늦게 생존을 알려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힘없이 쓰러진 인간이 다시 만들어낸 기적은 일본인들에게 크나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기적의 주인공은 29일 일본 NTV 뉴스 프로그램 ‘에브리(every)’에 출연한 키쿠치 마치코(49)씨.

이와테현 가마이시에 거주하는 키쿠치씨는 해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차에 탄 채로 휩쓸려갔다. 고지대에서 촬영한 카메라에 그녀의 마지막 피신 장면이 잡혔었다. “도망쳐. 도망쳐”하고 소리에 키쿠치씨는 자동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은 절망을 줬다. 방금 전 키쿠치씨가 올라탔던 은색 자동차가 물에 떠밀려 내려가는 모습이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방송이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비극적인 장면을 접한 일본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키쿠치씨는 살아있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던 그녀의 생존, 놀라움은 컸다.



방송에서 카쿠치씨가 밝힌 당시 상황은 이랬다.

“쓰나미가 오고 있다는 사실에 알았어요. 집에 있는 아들이 걱정돼 집으로 가려고 했죠. 재빠르게 차에 올라탔는데 곧바로 해일이 덮쳤습니다. 물이 점점 차올랐어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창문에 깨져있더군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



구사일생으로 몸을 피한 키구치씨는 높은 지대로 피신했다. 가족도 모두 무사했다. 키쿠치씨는 지진으로 무너진 공장을 찾아 재기의 뜻을 밝혔다.

충격적인 장면에 가슴을 쓸어 내렸던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중년 여성의 기적적인 생환 소식에 제 일 인양 기뻐했다.

‘shouka22’란 ID의 네티즌은 “그녀의 차가 해일에 떠밀려 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굳이 생사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모두 ‘죽었구나’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여성은 살았다. 이건 기적이다”고 감격했다. ‘GARAOKKUSU’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당신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줬다”고 적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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