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카이 “‘제2의 성시경’ 수식어 부담스럽다”

[Ki-Z 人터뷰] 카이 “‘제2의 성시경’ 수식어 부담스럽다”

기사승인 2011-04-16 13:00:01

[쿠키 연예] 이질적 장르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크로스오버 음악(crossover music). 가요계에서는 비주류 장르로 통해 크로스오버 활동을 하는 가수를 찾기 힘들다. 크로스오버 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카이(Kai·본명 정기열)가 나섰다.

카이는 유명인사들이 주목하는 ‘될 성 싶은 나무’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 유명 프로듀서 김형석, 실력파 가수 노영심 등이 “한국 크로스오버계를 이끌어갈 인재가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그의 실력은 화려한 이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거쳐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동아 콩쿠르 3위, 2009년에는 일본 오사카 국제 콩쿠르 3위 등 국내·외 유수 콩쿠르에서 당당히 입상했다.

지난 2008년 4월 데뷔 싱글 ‘미완’을 발표하며 가요계 문을 두드린 카이. 이번에는 첫 정규 앨범으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앨범명은 ‘아이 엠 카이’(I am Kai)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담은 앨범이다.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을 반영한 앨범이에요. 클래식한 곡들이라 듣는 분들도 편안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카이는 데뷔할 때부터 ‘제2의 성시경’으로 통했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얼굴, 감미로운 목소리는 성시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카이는 “‘제2의 성시경’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김형석 프로듀서가 제 첫 느낌을 그렇게 얘기해주셔서 그런 별명을 얻게 됐는데요. 아마 겉모습이 약간 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제2의 성시경’이라는 수식어가 기분 나쁘진 않아요. 오히려 부담스럽죠. 정말 성시경 씨의 팬이거든요. 다만 성시경 씨와 비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노래하는 색깔이 완전 다르기 때문이에요. ‘제2의 성시경’보다는 ‘정통 크로스오버를 시작한 사람’이라는 애칭이 생겼으면 좋겠어요(웃음).”

카이가 자신 있게 내놓은 타이틀곡은 ‘사랑이란 이름’이다. 뮤지컬 ‘십계’의 대표곡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랑비 데메’(L’envie d’aimer·사랑하고픈 마음)를 번안했다. 첫 정규 앨범인 만큼 신곡을 타이틀곡으로 내놓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텐데도 번안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뮤지컬 ‘십계’를 보면서 이 노래를 듣게 됐어요. 멜로디가 정말 아름다워서 꼭 한 번 한국어로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타이틀곡으로 새 노래를 만들어 넣을 수도 있었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곡을 넣고 싶어서 이 노래를 선택하게 됐어요.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해서 그런지 녹음할 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장르의 곡을 수록했다. 보첼리가 불러 널리 알려진 ‘아이 빌리브’(I Believe)의 한국어 버전인 ‘나는 믿어요’, 시크릿 가든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KBS 2TV ‘남자의 자격-합창단’을 통해 유명세를 탄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프로듀서 김형석과 작업한 노래 ‘벌’, 노영심이 작사·작곡한 노래 ‘이별이 먼저 와 있다’,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겨울에 쓰는 편지’ 등 총 14곡을 수록했다.

“널리 알려진 곡이라 청취자가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어요. 제가 하는 음악이 클래식과 성악을 접목한 분야라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마음먹고 작정해서 듣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장르죠. 그래서 익숙한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이 따뜻한 감성을 얻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중 ‘넬라 판타지아’는 다른 노래와 달리 무게감이 느껴진다. ‘남자의 자격-합창단’에서 여가수 배다해와 방송인 선우가 부른 ‘넬레 판타지아’의 여성스러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카이만의 중후한 음색을 엿볼 수 있다.

“‘넬라 판타지아’는 사라 브라이트만이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곡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여성 가수들이 불렀죠. 남자 가수가 잘 부르지 않아 굵은 음색으로 표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오보에, 플롯, 호른 등 굵은 음색의 악기를 일부러 넣었고요. 특히 호른이 주는 신선함과 무게감이 청취자에게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한 편의 뮤지컬을 귀로 보는 듯하다. 뮤지컬의 주인공은 물론 카이다. ‘사랑이란 이름’에서는 사랑을 노래하는 ‘달콤한 남자’ 카이, ‘겨울에 쓰는 편지’에서는 눈 밟는 소리로 낭만을 연출할 줄 아는 남자 카이, ‘넬라 판타지아’에서는 ‘터프가이’로 변신한 카이, 그리고 ‘난 믿어요’와 ‘유 레이즈 미 업’으로 ‘희망을 노래하는 전도사’ 카이, 감미로운 목소리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했던 카이. 뮤지컬 무대에 다시 돌아오는 날은 언제쯤일까.

“감사하게도 뮤지컬 제안을 몇 작품 받긴 했어요.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3년 전에 뮤지컬을 했을 때도 ‘만만한 장르가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거든요. 정말 많은 노력과 연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걸 깨달았죠. 일단 가수 활동에 집중하고 나서 뮤지컬이라는 험난하고 무시무시한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다시 해 볼 생각입니다(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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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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