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위탄)이 졸속 제작이라는 초반의 비난을 딛고 인기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8일 방송부터는 전국 시청률 20%(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넘어섰다. 하지만 ‘30% 진입’이라는 과업을 앞두고 장애물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멘토·멘티의 부작용, 실력이 아닌 인기투표, 출연자의 실력 수준으로 압축되는 ‘위탄’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우리 아이가 최고야” 평정심 잃는 심사위원
‘위탄’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몰고 온 Mnet ‘슈퍼스타K’와 비교해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은 게 ‘멘토제’였다. 멘토제는 실력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멘토)이 출연진(멘티)의 교사가 돼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합격과 탈락이 수시로 결정되는 냉정한 세계에서 멘토제는 엄마의 품과 같은 따뜻한 역할을 했다. 멘토는 떨어지는 멘티를 보면서 눈물 짓기도 했고, 멘티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보였다. 멘티 역시 멘토의 가르침에 감사하며 ‘형님’ ‘언니’로 부르면서 친근하게 다가갔다. 시청자들도 멘토와 멘티의 끈끈한 정에 이끌려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정’이 ‘독’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멘토가 심사위원의 자격을 겸하면서 평정심을 잃게 된 것이다. 지난 22일 ‘아이돌’ 미션에서 김태원과 방시혁이 이 같은 의혹을 받았다. 김태원은 방시혁의 멘티인 데이비드오에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좀 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심사위원 중에 가장 낮은 점수인 8.0점을 줬다. 방시혁은 김태원의 멘티인 손진영에게 “프로듀서 했던 입장에서 이번 노래의 재해석이 적절하게 들리지 않았다”고 혹평했으며, 백청강의 무대에 대해서는 “지드래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며 7.3점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자신의 멘티에게 혹평을 하거나 최하점을 준 것에 대응해 서로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방시혁도 시선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시청자는 방시혁과 김태원 사이에 오고간 신경전을 감지했다는 소감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멘티에게 마음이 끌려 다른 멘티에게 공정하지 못한 심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는 멘토와 심사위원의 역할을 분리시켜서 운영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인기인을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위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평가 기준이다. ‘위탄’은 국민이 직접 뽑은 스타라는 점에서 70%를 시청자 문자 투표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1인 다중 투표(한 사람에게 두 번 이상은 할 수 없음)가 가능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호감을 사는 출연진이 가장 유리하다. 따라서 ‘위탄’에서는 심사위원으로부터 최하 점수를 받은 출연자일지라도 문자 투표로 회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심사위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은 출연자일지라도 탈락했다. 이로 인해 실력 있는 가수를 뽑는 게 아닌 인기인을 선정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슈퍼스타K2’에서는 실력 있는 출연진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은 출연자는 다음 라운드로 자동 진출하는 ‘슈퍼 세이브제’였다. 이 제도는 본선 4차 무대부터 폐지됐으나, 실력 있는 출연자들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다음 라운드를 통과하는데 일조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출연자 실력 수준 ‘슈스케’보다 못하다?
출연자의 실력 수준이 ‘위탄’의 맹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슈퍼스타K2’ 출신 가수들과 비교해 ‘위탄’ 출연진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슈퍼스타K2’ 출연자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실력의 우위를 가리기 어려웠을 정도로 쟁쟁한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위탄’은 안무와 무대 세팅에 의존하는 ‘비주얼 스타’가 ‘슈퍼스타K2’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우승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된다는 반응이다.
물론 출연자의 실력 수준은 복불복이다. 상황에 따라 인재가 몰릴 수 있다. 인재는 인력이나 외부의 힘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실력은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상승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위탄’이 제작 기간의 여유를 두고 일대일 집중 교육을 벌였다면 출연진의 잠재력을 한층 더 발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위탄’은 시청자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를 도입한다. ‘시즌2’ 오디션은 벌써 시작됐다. 방송은 9월 초로 확정됐다. ‘위탄’이 ‘시즌2’에서는 물리적·시간적 여유를 보강한다면 실력파 출연자가 시청자에게 인사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시즌2’이기를 기대해 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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