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돌아온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위력은 대단했다. 한 달 동안의 공백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거침없이 날아올랐다.
‘나가수’라는 천군마마를 얻은 ‘일밤’은 전국 시청률 10.6%(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13.7%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지만, 한 달 간의 공백을 겪었음에도 곧바로 10%대에 진입했다는 건 ‘나가수’의 저력과 잠재력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규칙을 바꾸고 새 단장한 ‘나가수’는 공백기 전 방송과는 차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음원 사이트 차트 점령은 물론이거니와 일주일 이상 상위권에 머물면서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를 장악했다. 돌아온 ‘나가수’를 호평하는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상당수의 대중을 비롯, 가수와 PD 등 연예계 종사자들의 극찬도 끊이지 않았다. 어디를 가나 ‘나가수’를 안주거리 삼아 이야기하는 풍경도 자주 마주할 수 있었다.
김건모의 재도전으로 시청자를 우롱한 ‘골치 덩어리’에서 한 달 만에 부진을 씻고 브라운관의 ‘재간둥이’로 거듭난 것이다. 시련과 인내의 시간이 값진 기쁨으로 되돌아왔다. 여러모로 한 달 간의 휴식이 전화위복이 됐다.
그렇다면 다시 왜 ‘나가수’일까. 이 같은 인기 돌풍은 한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바로 출연하는 가수 자체가 최고의 콘텐츠이자 최고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나가수’는 지난 방송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 그 배경에는 실력파 가수 임재범, BMK, 김연우가 가세하면서 가능해졌다. 물론 프로그램을 떠난 김건모, 정엽, 백지영의 실력도 여느 가수 못지않게 출중했다. 하지만 화제와 여운 면에서 새 얼굴 3인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는 평가다. 굵고 호소력 짙은 임재범, 풍부한 성량의 BMK, 발라드의 귀재 김연우의 실력은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CD를 틀어놓은 것처럼 생생하고 선명한 음색과 오랜 내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그 어떤 무대 효과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출연하자마자 1위를 거머쥔 임재범의 ‘너를 위해’는 갑상선 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를 떠올리며 부른 것처럼 애절하게 다가왔다. 그의 진심 어린 호소와 떨림에 현장에 있던 청중평가단도 눈물을 흘렸다.
또 고품질의 텔레비전이 보급됨에 따라 안방에서도 콘서트장을 찾은 것처럼 생생한 음질을 만끽할 수 있었다. “최고의 무대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말대로 출연한 가수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미세한 떨림도 감지되면서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향후 ‘나가수’의 인기 수명은 가수들의 실력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제작진이 출연진 섭외에 고심을 기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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