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M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첫 방송부터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주연배우 이다해의 연기 장면에서 두 차례나 선정적 색깔이 짙은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첫 방송된 ‘미스 리플리’에서는 기구한 운명을 지닌 장미리(이다해)의 삶이 조명됐다. 장미리는 어린 시절 일본에 입양됐으나 양아버지의 노름빚으로 인해 밑바닥 생활을 한다. 일본 술집에서 접대부 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번 돈으로 그간의 빚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포주 히라야마(김정태)가 순순히 놓아주지 않는다. 미리는 작전을 짜서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히라야마와 책상 위에서 뒤엉키는 장면이 연출됐다. 농도 짙은 육체 연기와 더불어 가슴골이 훤히 드러난 미리의 의상이 선정적 논란을 낳았다.
미리의 수난, 이다해에게 부여된 ‘선정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가까스로 한국으로 넘어온 미리는 새 삶을 살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니다 면접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다. 미리는 블라우스 윗옷과 머리카락이 풀어진 채 현장을 뛰쳐나간다. 미수에 그친 성폭행 장면에서 특정 신체 부위가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배우들의 표정과 행동을 클로즈업으로 잡아 낯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 차례나 등장한 선정성 극 전개에 대해 시청자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극 전개상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기에 이해해야 한다”는 쪽과 “첫 방송을 위한 눈요기용 연출”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극 전개를 위한 장면’이었다고 주장하는 시청자는 착실하게 살아보려고 했던 미리가 사회적 편견에 의해 거짓말을 하게 된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리기 위한 전개였다는 의견이다. ‘눈요기용 연출’이라고 주장하는 시청자는 극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선정적 요소를 불필요하게 강조했다고 입을 모은다.
전혜* 씨는 시청자 게시판에 “나약한 여자가 사회에 발을 내딛기 위한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상징화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불쾌한 장면이 아니라 여성의 성상품화, 외모 지상주의 등 사회의 단면을 용기 있게 이슈화하는 것”이라며 옹호했다.
반면 신미* 씨는 “자극적 내용으로 시청률을 잡고 싶다 해도 이건 지나치다 싶다. 성인들의 눈요깃거리로 반응을 얻고 싶다면 밤 12시를 넘겨서 방송하거나 케이블채널에서 방송하라”면서 일부 어린이 및 청소년도 시청하는 시간대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선정성 논란에 주연배우 이다해는 다시 한 번 마음고생을 하게 됐다. 전작 드라마 ‘추노’ 방영 때도 짐꾼들에게 겁탈당하는 장면에서 연출된 과도한 노출로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작품에서는 선정성 논란을 넘어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시청자 비판 강도에 비례해 시청률이 올라가는 ‘막장 드라마의 공식’이 재연된 것일까. 선정성 논란으로 시끌시끌한 ‘미스 리플리’는 첫 방송부터 월화극 1위에 올랐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집계한 전국시청률이 13.2%이다. 지난주까지 월화극 1위를 수성했던 전작 ‘짝패’가 기록한 15.2%보다는 3%포인트 떨어지는 수치이지만 첫 방송임을 감안하면 성공적 출발이다.
반면 상승세를 타고 있던 장나라의 ‘동안미녀’는 센 상대를 만나 지난 24일보다 1.8%포인트 하락한 11.0%에서 주춤했다. 윤은혜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성적표는 이보다 못하다. 9.7%를 기록, 다시 10% 아래로 떨어졌다. 선정성 논란이 ‘미스 리플리’에게 계속 약이 될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