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샹 금메달 불발에 폭발…“육상판 신의 손 사건, 이번에도 승자는 미국”

中, 류샹 금메달 불발에 폭발…“육상판 신의 손 사건, 이번에도 승자는 미국”

기사승인 2011-08-30 13:52:00


[쿠키 스포츠] ‘황색탄환’ 류상(28·중국)의 억울한 은메달에 중국 대륙이 폭발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허들 110m에서 류상이 라이벌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의 반칙으로 금메달을 놓치자 중국 언론과 여론은 ‘육상판 신의 손’ 사건이라며 격분을 토했다.

류샹은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허들 110m 결승에서 경기 종반 로블레스의 신체 접촉으로 균형을 잃으며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류샹은 로블레스와 바로 옆 레인에서 나란히 질주하며 수위를 다투다 9번째 허들에서 로블레스의 손에 팔을 맞고 균형을 잃었다.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어뜨리며 3위로 쳐졌다.

초반까지 뒤쳐지는 듯하다 9번째 허들부터 로블레스를 바짝 추격해 역전까지 노렸던 류샹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결과였다. 로블레스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류샹은 동메달에서 은메달로 승격됐다. 우승은 제이슨 리차드슨(25·미국)에게 돌아갔다.

로블레스는 경기를 마친 뒤 류샹을 끌어안고 미안함을 표했다. 류샹도 기자회견에서 로블레스의 실격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또 만나면 과거를 잊고 반갑게 인사하겠다”며 사태를 일단락했다.



류샹은 용서했지만 중국 언론과 여론은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언론들은 로블레스의 손이 류샹의 팔과 부딪힌 순간을 30일 아침 머리기사로 일제히 내걸고 강력히 비난했다. ‘시나닷컴’ 등 일부 매체들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뜬공 경합 중 손으로 골을 넣었던 ‘신의 손’ 사건을 로블레스의 반칙에 빗대어 ‘육상판 신의 손’ 사건이라고 비꼬았다.

여론도 들끓었다. 현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뉴스 게시판에는 수 만개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단순히 한 개의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보다는 정정당당한 승부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한 분노가 더 커 보였다. 맹방 쿠바에 대한 배신감과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챙긴 미국에 대한 조롱, 연일 논란을 쏟아내는 대회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새어나왔다.

한 중국 네티즌은 “한국 땅에서 중국과 쿠바가 싸웠는데 승리는 미국이 가져갔다”며 “마치 국제정세를 보는 것 같다. 이번에도 미국에만 좋은 결말로 끝났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