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제일 먼저 전선(戰線)을 이탈하게 돼 죄송합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 철도회사 ‘JR홋카이도’의 나카지마 나오토시(64) 사장이 임직원에게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그 절절한 내용에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19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지마 사장은 지난 12일 실종된 뒤 6일 만인 18일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나카지마 사장은 5월27일 홋카이도의 한 터널 안에서 일어난 탈선사고 때문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이어진 당시 사고로 승객 39명이 부상을 당했다. 나카지마 사장은 사고를 해결하던 중 행방불명됐었다.
JR홋카이도는 사장의 비보를 접하고 18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이케 아키오 회장은 “사장의 죽음을 이런 형태로 알려드리는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하고 괴롭고, 안타깝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이 된 나카지마 사장은 임직원에게 워드 프로세서 문서 5장 분량의 편지를 남겼다. 나카지마 사장은 유서에서 철도 이탈 사고를 해결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임직원에게 격려와 감사의 뜻을 남겼다.
나카지마 사장은 먼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탈선화재 사고를 반성하고 기업 풍토의 개선 등에 모두 노력하는 중에 먼저 전선을 이탈해 미안하다”고 적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긴 시간 동안 함께 협력하고 지원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나카지마 사장이 철도 이탈 사고에 크나 큰 책임감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성에 (사고와 관련한) 사업개선보고서를 제출하는 시기여서 최근 사장이 고민이 컸었다”며 “우리가 알 수 없는 큰 무게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언론을 통해 유서를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고인을 애도하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사고의 책임을 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