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제92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일반부에서 우승하고도 축하받지 못한 비운의 금메달리스트 김윤희(20·세종대)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대표팀 ‘맏언니’ 신수지(20·세종대)가 제기한 점수조작 의혹을 반박하며 울분을 토했다.
김윤희는 11일 자정쯤 자신의 트위터(@yundary0710)를 통해 “승부를 조작했거나 심판을 매수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전국체전 우승은) 노력 없이 얻은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코치와 동료들은 알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희는 지난 10일 경기도 김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일반부 경기에서 최종 합계 101.500점으로 신수지(101.225점)를 밀어내고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다. 그러나 전광판 오류가 잇따르는 등 혼란스러운 장내 분위기 속에서 김윤희의 금메달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또 같은 날 밤 신수지가 미니홈피에 “더러운 X들아. 그딴 식으로 살지 마라. 이렇게 더럽게 굴어서 리듬체조가 발전을 못하는 것이다”라며 일부 심판들의 불공정 채점 의혹을 제기하자 김윤희는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김윤희는 11일 새벽 트위터에 “지금은 내가 더 힘들다. 나는 가운데에서 무슨 입장인가”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작성한 글에서 자신의 입장을 더 분명하게 밝히고 점수조작 의혹을 반박했다.
“그 말(11일 새벽 글)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운을 뗀 김윤희는 “나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 후프 점수에서 전광판 발표와 (심판)기록이 일치하지 않은 점은 계산 착오 때문이었다. 잘못된 점수가 발표돼 정정됐다.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해 말도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이번 경기가 마지막 (국내) 무대였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며 “허리디스크와 무릎 연골 손상으로 힘든 훈련을 견뎌왔다. 오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지만 노력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 속상할 뿐이다. 내 노력까지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윤희는 ‘신수지가 더 잘했다는 점을 인정하라’는 한 네티즌의 말에 “(자신도) 올 시즌 국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1등해도 기사 한 번 나지 않고, 축하 한 번 못 받아도 꿋꿋하게 내 갈 길을 걸어온 것뿐이다. 정말 너무한다”며 오래 억눌렀던 설움을 토해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