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 방문을 재촉하는 의문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동영상이 지구촌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풍자라고 하기에는 진지하고,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허술한 이 홈페이지와 영상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진위가 가려지지 않아 네티즌들의 궁금증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에는 지난 2일 ‘북한의 첫 미국 텔레비전 광고’라는 제목으로 45초짜리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등록자는 ‘이우진(Lee Woo-Jin)’이라는 한국명 아이디의 네티즌이다. 이 네티즌은 다른 영상을 게재한 이력이 없다. 그의 국적이나 목적을 가늠하기 어렵다. 한국이나 북한 국적일 수 있으나 한국명을 사용한 외국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상에는 북한의 악단을 연상케 하는 아시아 여성 세 명과 남성 한 명이 등장한다. 벽에는 김일성과 김정일·김정은의 초상화가, 여성 연주자의 건반에는 인공기가 걸렸다. 여성 가수는 영어로 노래를 부르며 북한을 소개한다. 평양이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했고 숙박과 교통 시설이 뛰어나며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게 노래 내용의 전부다.
영상의 무리한 구성과 출연자의 과장된 행동으로 볼 때 그동안의 유사 영상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북한 패러디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에게 미키마우스 모자를 씌워 희화하거나 미사일과 탱크가 등장한 장면에서 ‘공포의 시대가 끝났다’는 설명은 세계에 알려진 북한 정서상 불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미국 등의 방송용 코미디가 아닌 독립적인 영상이라는 점과 개인의 풍자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사뭇 진지하게 제작됐다는 점은 단순한 패러디라는 주장의 반박을 낳는다.
실제로 영상에는 인터넷 홈페이지(punch.is/northkorea)가 연결됐고 첨부된 PDF파일에는 북한과의 사업 제휴나 관광 내용 등이 자세하게 기록됐다. 이 마저도 패러디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지만 지구촌 네티즌들은 크게 공들인 영상과 홈페이지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영상은 공개 사흘 만인 5일 오후까지 4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국과 미국 등 세계에서 몰려온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의 진위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다수는 패러디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으나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Bor****)은 “만우절(4월1일) 하루 뒤 공개돼 장난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없다”면서도 “슬픈 점은 이 촌스러운 영상의 진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의 현실이 참혹하다는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다른 네티즌은 홈페이지 도메인(punch.is)이 미디어 사이트로 연결된다는 점으로 미뤄 “신생 매체가 홍보 목적으로 제작한 영상”이라고 주장했으나 이 마저도 “북한 정부가 제작 단가를 줄이기 위해 신생 매체에 관광 홍보를 부탁한 것일 수 있다”는 반박을 맞으면서 진위 논란은 미궁에 빠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
☞의문의 북한 홍보 영상 보기(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