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일본의 ‘괴물투수’ 다르빗슈 유(26·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자국의 혐한(嫌韓) 네티즌에게 일갈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의 간판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미 프로야구(MLB)에서 ‘미니 한일전’을 벌이는 다르빗슈도 상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는 용기를 발휘했다.
다르빗슈는 지난 7일 트위터(@faridyu)를 통해 “한국인 통역사와 함께 한국음식을 먹었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치와 상추, 쌈장 등 한국식 반찬들과 한국 상표의 맥주가 있었다. 이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한국음식 앞에서 웃는 얼굴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호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일본의 혐한 네티즌들이었다. 한국음식을 향한 다르빗슈의 호감은 혐한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고 말았다. 다르빗슈의 이 트윗(트위터 글)에는 혐한 네티즌들의 악성 멘션(트위터 댓글)이 17일 오후 현재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다르빗슈에게 트위터는 자국 팬들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다. 무시하면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트위터 프로필에 ‘35세, 한국인과 얽히기 싫다’고 자신을 소개한 혐한 네티즌이 “더러운 한국음식을 먹으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반성하라”고 멘션을 보내자 다르빗슈는 “35살이나 됐으면 성인답게 행동하라”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혐한 네티즌은 당황한 듯 “사실을 말하면 화내는 한국인 같다. 일본이 싫으면 떠나라”고 극단적인 멘션으로 다시 도발했으나 다르빗슈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이 네티즌은 분을 참지 못한 듯 이날까지 “곤란하면 무시하는가. 마치 한국인 같다”고 도발성 멘션을 보냈지만 다르빗슈의 무시는 계속되고 있다.
한편 다르빗슈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와의 홈경기에서 7⅔이닝을 1실점으로 묶어 올 시즌 6승(1패)째를 쌓았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