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환자, 60대 이상이 60%= 노인의 거동에 지장을 주는 가장 흔한 질병은 척추관협착증이다. 고도일병원이 최근 2009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환자 1만7849명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환자의 60%가 60대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연령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환자 중 40대 이하는 10%정도지만 50대 28.93%, 60대 34.70%, 70대 이상 26.33%로 비중이 높아졌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말랑말랑한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탈출해 신경을 누르는 허리디스크는 급성으로 젊은층에게 많이 나타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가시모양의 뼈가 자라나거나 관절 같은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특별한 계기 없이 노화에 의해 서서히 진행되는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통증,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엔 통증이 약하게 시작되지만 진행되면 발바닥까지 저리고 불타는 것 같은 증상으로 이어진다. 앉아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조금만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 심하면 버스정류장 한 정거장 거리도 걷기 힘들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반대로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해지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허리를 숙이는 ‘꼬부랑 노인’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고 한 번 발병하면 저절로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 받아야 한다. 초기엔 약물치료로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보행 장애와 함께 근력 약화, 마비, 배변장애, 감각이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게 되는 만큼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미루고 미루다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치료를 결심할 즈음에는 이미 척추관협착증이 중증으로 진행됐거나 고령에다 만성 질환까지 있는 경우가 많아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줄어든다”며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허리근육이 강하면 척추에 쏠리는 힘이 근육에 분산되면서 허리 통증을 덜 수 있다. 복근과 등근육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근력운동, 걷기나 수영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허리를 단련해야 한다. 척추 퇴행의 중요한 원인인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건강한 척추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골다공증 방치하면 사소한 낙상에도 골절 위험= 노년기 척추건강을 위해서는 척추관협착증 외에 골다공증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서서히 골밀도가 줄어든다.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사소한 낙상에도 뼈가 부러진다. 젊은 사람은 골절을 당해도 금방 회복되지만 노인은 넘어져 뼈가 부러지면 자리보전하다 운동량이 줄어 건강이 급속히 악화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과 보충제를 통해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칼슘이 체내에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 D도 필요하다. 비타민 D는 우유 등 식품에도 들어있지만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저절로 합성된다.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여성은 임신 출산 폐경 등에 의해 뼈가 약해져 남성보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큰 만큼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에서는 뼈가 튼튼해지도록 꾸준히 운동을 하는 한편 낙상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신발은 발에 꼭 맞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이 좋으며 거동이 불편한 경우 지팡이를 짚도록 한다. 집 안에서는 밤에도 어두운 곳에는 작은 조명을 켜고 바닥에 작은 탁자나 소품을 놓지 않는 것이 좋다. 물기가 많은 화장실은 낙상이 자주 일어나는 공간이다. 벽에 손잡이를 설치,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화장실 사용 후에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