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 김미화 “오늘로 시사 라디오 하차… 그런데 친노좌파가 무슨 관계”

기사승인 2013-03-25 01:15:00

[쿠키 문화]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휘말린 방송인 김미화(49·사진)가 진행 중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미화는 2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kimmiwha)에 “나를 아끼고 사랑해준 여러분께 머리를 숙여 사과한다. 내 부주의로 (논문)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마흔에 가까워 대학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학생이다. 처음으로 작성한 논문이어서 몰랐던 점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5일자로 시사 프로그램 진행에서 내려가겠다. 이게 논란에 책임을 지는 모습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 더 겸손하고 더 낮아지겠다. 부족한 내가 시사 프로그램을 십년간 진행할 수 있던 것에 감사하다. 그동안 행복했다”며 현재 자신이 진행 중인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김미화의 여러분’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미화는 201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작성한 석사학위 논문 ‘연예인의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 부분 표절이라는 한 매체의 지난 22일 보도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강사 김미경(48)의 석사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직후여서 파장은 더 크게 확산됐다.

김미화는 “이론적 배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외국 학자들의 이론을 일부 재인용한 부분 중 그 이론을 인용한 한국 학자의 이름을 함께 표시했어야 했다”며 “일부 그런 형식 절차를 따랐으나 일부는 한국 학자의 글귀를 옮겨 연구자로서 도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이어 “‘친노좌파 김미화의 석사 논문 표절 혐의 드러나’라는 제목의 한 매체의 기사를 처음 보고 논문과 친노좌파가 무슨 상관이기에 이렇게 정치적으로 엮어 기사를 작성하는지 몹시 불편했다”며 “그렇지만 내 논문 전체가 표절로 판명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징벌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이하 김미화 트위터 글 전문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제 부주의로 표절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흔이 다 되서 대학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학생입니다. 처음으로 논문을 쓰다 보니 몰랐던 점이 많았습니다.

먼저 연구한 학자들의 논문과 책들을 쌓아놓고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읽어야했고 잘 해보려는 욕심에 설문문항을 작성해 KBS, MBC, SBS, CBS, OBS 제작관련 PD 및 작가 등 관계자와 독립제작사 PD 120명을 직접 찾아다니며 조사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론적 배경(先行硏究)을 정리하는 과정에 외국학자들 이론을 일부 재인용한 부분 중, 그 이론을 인용했던 한국학자의 이름을 함께 표기했어야 하는 바, 일부는 그러한 형식절차를 따랐지만 일부는 한국학자의 글귀를 옮김으로서 연구자로서의 도리를 지키지 못한 점 인정합니다. 학계에서 이미 정립된 이론들이었기 때문에 내용의 전달에만 치중한 나머지 꼼꼼하게 정리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사실 제 논문의 연구 대상은 저의 후배인 유재석과 강호동 두 분이었고, 제작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며 일하고 있는 제작자 입장에서 이들의 평판이 진행자 선정 과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연구였습니다. 아마도 강호동 유재석씨를 대상으로 한 논문을 쓴 사람은 제가 처음이자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논문에서 창의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과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나름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고 자부합니다.

문제는 ‘친노좌파' 김미화 석사 논문 표절 혐의 드러나’ 라는 한 인터넷매체의 기사를 처음 접하고 제 논문과 친노좌파는 무슨 상관이기에 이렇게 정치적으로 엮어서 기사를 쓰는지 몹시 불편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논문의 일부 부적절한 재인용 내지 옮김으로 인하여 논문 전체가 표절로 판명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징벌을 감수하겠습니다.

저는 3월 25일 자로 시사프로그램 진행에서 내려오겠습니다. 이것이 논란에 책임을 지는 모습이자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겸손하게, 좀 더 낮아지겠습니다. 부족한 제가 시사프로그램을 십년동안 진행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CBS에 죄송한 마음전합니다. 2013. 3. 24 김미화 올림.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