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자 "한반도 핵전쟁 피하려면 中 나서는 방법 뿐""

"美학자 "한반도 핵전쟁 피하려면 中 나서는 방법 뿐""

기사승인 2013-04-03 01:49:00

[쿠키 지구촌]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결국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인 키어 리버 조지타운대 교수가 2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에 보낸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리버 교수는 ‘새로운 한국 전쟁’이란 제목의 글에서 “북한과의 분쟁은 핵전쟁으로 갈 수 있지만, 미국은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의 기고문 요약.

핵무기는 정치적 도구일 뿐이라는 시각이 미국에선 상식이지만, 세계 모든 지도자들이 상식적이지는 않다. 북한은 전쟁억제력을 갖기 위해 핵실험을 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스스로 권력을 지키기에도 버겨워 보였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금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자체 제작 인공위성을 쏘아올렸고 이제는 미국 관료들이 우선적인 위협으로 꼽게 되었다.

최근의 사이버 공격도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제한적인 도발을 해올수도 있지만 평양의 권력층 역시 생존을 원하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관료들은 말하고 있지만, 핵전쟁 위험은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북한의 위협이 허풍일수도 있지만 재래식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잠재적으로 높아졌다. 그리고 재래식 전쟁이 일단 시작된다면 핵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하지만 동시에 핵위험을 막기 위한 신속한 조치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전쟁 대비 계획을 재평가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에서는 한·미 양국의 전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강해서 북한이 핵에 더 매달리고 있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북한 군인은 훈련도 부족하고 무기도 뒤쳐져 한미 연합군에 적수가 되지 못한다. 남쪽이 피해를 보긴 하겠지만 한미 연합군은 즉시 휴전선을 넘어 북쪽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북한의 전쟁지휘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서 중국으로 망명하든지 핵무기로 위협하든지 두가지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북한 군사전략의 핵심은 한국과 일본의 대도시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휴전을 요구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과장된 분석이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냉전시대에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핵을 배치했다. 오늘날 파키스탄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한미 연합군이 굳이 평양으로 진군하지 않고 전쟁 확산을 자제한다고 해도 핵전쟁 가능성은 있다. 미국은 리비아 이라크 세르비아에서 전쟁 발발과 동시에 적의 탱크 비행기 배를 공격하기보다 적군 지휘부를 곧바로 타격하고 통신수단을 파괴하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거뒀다. 미국이 만약 북한에게도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김정은은 군 지휘부를 잃고 통신시설까지 파괴당한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과의 대치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는 한미 연합군을 막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행히도 북한은 아직 이런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진 못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반도의 전쟁은 막아야 한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미국은 이 지역에 전력을 강화하고 한·미 양국은 선제 공격을 위한 레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하지만 선제 공격 역시 북한과의 전쟁을 불러올 수 있고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제한적인 재래식 군사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제한적인 군사적 공격 역시 수백대의 폭격기를 동원한 공세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로 한국과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 북한 최고지도자들에게 피난처를 보장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미국과 이런 방안을 의논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중국의 바로 옆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선 달라질 수 있다.

좀 더 넓게 보면, 미국의 전략적 딜레마는 북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차원을 넘어선다. 미국의 적국이 핵무기로 미국의 뛰어난 군사력을 무력화시킨다면 어떻게 글로벌 차원의 미국 동맹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미국은 강력한 적국에 맞설 무기로 핵을 상정해왔는데 이제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북한이 냉전시대 NATO의 전략을 차용할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수십년간 미국이 직면할 전략적인 고민이 바로 이 것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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