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미사일 대치 `폭발 전야'에도 우리는…

북-미 미사일 대치 `폭발 전야'에도 우리는…

기사승인 2013-04-04 10:41:01

[쿠키 정치]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방어 시스템을 배치하겠다고 맞섰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사일을 대치시켜놓은 것.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4일 새벽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말겠는가가 아닌 오늘 당장인가 내일인가 하는 ‘폭발 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전쟁의 공포를 더 키우려 발악하고 있다. 한국은 8조3000억원을 들여 미국의 첨단전투기 60대를 살 것이라는 뉴스가 이어졌다.

한반도의 운명을 두고 도박을 벌이는 북한. 더욱 강력한 군사력으로 억제하겠다는 한국과 미국. 그 최전선에는 남북한의 청춘들이 있다. 대한민국 육해공군의 병력은 65만명. 북한은 육군만 57만명 수준이다. 이제 갓 서른이 된 북한의 최고통치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단된 이 땅의 청춘과 민족의 역량을 볼모로 잡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국방예산은 올해 34조원이 넘는다. 북한의 국방예산은 올해 12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병력은 57만명(육군) 수준이다. 이것도 모두 분단 비용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간접적인 비용은 훨씬 더 크다. 한국 기업의 주가가 분단된 한반도의 상황 때문에 저평가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우리나라 상장회사의 주가가 1%만 올라도 120조원이 생긴다.

신문 지면에는 ‘주한미군이 북한 핵시설 장악팀을 만들었다’‘북한에 쿠데타가 일어났다’‘김정은이 최전선에 비밀 지령을 내렸다’ 등등 확인할 수 없는 호들갑스런 뉴스가 굵은 글씨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 언론은 한반도에 핵폭탄 그림을 가져다 붙여 보여주면서 빠른 목소리로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

일상을 지키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 한켠에도 불안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같이 목소리만 높이는 우리 정부의 모습도 이해는 가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청와대와 정부의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 중 자식을 군대에 보낸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하면 화가 날 지경이다. 휴전선을 마주하고 있는 남북의 병사들도 겉으로는 ‘충성’을 외치며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자신하겠지만, 마음 한 구석에 어찌 불안한 마음이 없겠는가. 이것 역시 분단 비용이다.

분단을 머리에 이고 가슴에 품고 발로 딛고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지만, 기억해둘 것이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남쪽 인력이 더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고 하자, 거기 머물고 있는 남쪽 직원들은 “그렇다면 여기 머물겠다”고 자처했다. 통일부는 북한에 결핵약을 보내겠다는 유진벨 재단의 요청을 승인했다. 중국의 국경에서, 북한의 어느 어두운 구석에서도 평화를 바라며 기도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태평양을 가로지른다는 핵미사일이나 한반도를 뒤덮은 핵폭격기에 비하면 너무나 작고 초라하지만, 평화를 지키려는 이 마음들이 전쟁의 공포를 이기기를, 한반도를 지켜보는 전세계 모든 이들이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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