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만들고 유학생이 사고…한국도 마약 안전지대 아니다

연예인이 만들고 유학생이 사고…한국도 마약 안전지대 아니다

기사승인 2013-05-06 08:58:01
[쿠키 사회] 인기 가수와 인디밴드, 방송인 등 연예인 6명이 야생 대마를 직접 채취해 마약을 만들어 흡연하고 판매한 혐의(마약법 위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붙잡혔다. 이들에게서 마약을 사 흡연한 유학생과 미국국적 대학생 등 12명도 함께 검거했다.

경찰은 “피의자 대부분이 20대의 미국인 또는 미주지역 유학생 출신으로 유학 시절 호기심에 마약을 경험해서 그런지 마약이 범죄라는 의식이 부족해 보였다”며 “또 연예인들도 수동적으로 마약을 흡연하였던 사례와 달리 주도적으로 대마를 채취해 판매를 알선하는 등 수법이 대담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디밴드 맴버인 S씨(34)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던 중 지난해 가을 친구에게서 강원도 야산에 야생 대마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채취해 팔 생각을 했다. S씨는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8주 동안 강원도 일대를 뒤진 끝에 채취한 대마로 50g의 마약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를 손모(24·여)씨 등 4명에게 150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약은 서울 강남의 클럽 등지에 퍼져나갔다. 손씨는 클럽에서 만난 김모씨(22) 등에게 나눠주며 신종마약인 스○○○와 함께 사용했다. 경찰은 “환각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21살의 가수 C씨(21)가 서울 강남의 음악계를 중심으로 대마를 팔아온 혐의도 포착했다. C씨는 방송인 B씨의 소개로 이모씨(20·여)에게 대마 2.5g을 30만원에 판매하는 등 3차례에 걸쳐 3명에게 대마 3.5g을 50만원에 팔았다. 이 중에는 해외 유학파인 임모씨(21·여)도 있었다.

임씨는 “미국 유학 시절 파티에서 대부분의 친구들이 대마를 피웠고 나도 호기심에 경험했다”며 “귀국한 뒤에도 생각이 나서 별 경계심 없이 흡연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마약류 관리법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는 해외에서 마약을 사용한 경우에도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마약이 만들어지고,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유학생 등에게 이를 판매하는 시장까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은 한국도 더 이상 마약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경찰은 “교육부 등과 협조해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홍보하고, 연예인과 유학생들 사이에 마약 유통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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