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오늘따라 한국이 친구 같아?”… 추파 던지는 이란과 우즈벡

[친절한 쿡기자] “오늘따라 한국이 친구 같아?”… 추파 던지는 이란과 우즈벡

기사승인 2013-06-10 18:20:01


[친절한 쿡기자] 아시아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눈치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브라질로 직행하는 마지막 세 장의 승차권을 놓고 무려 여덟 나라가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종예선 출전국들 가운데 이 상황을 느긋하게 관망하는 나라는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과 탈락이 확정된 레바논 밖에 없을 겁니다.

여덟 나라의 사정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남은 두 경기에서 한 번만 이겨도 되는 나라도 있고 무조건 다 이겨야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아무리 잘 해도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나라도 있죠. 그래서일까요. 지금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는 내일 만날 적을 오늘 응원하는 진풍경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브라질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한국이 속한 A조의 상황을 놓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봅시다. 한국은 3승2무1패(승점 11·골 +6)로 전적이 같은 우즈베키스탄(승점 11·골 +2)을 골 득실차로 밀어내고 A조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3승1무2패(승점 10)로 3위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죠.

A조에 배정된 브라질 직행 승차권 두 장의 주인은 이들 세 나라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4위 카타르(2승1무4패·승점 7)는 수치상의 가능성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상위 세 나라 가운데 두 나라가 큰 점수 차로 전패해야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상위 세 나라의 절박한 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남은 두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11일 서울)과 이란(18일 울산)을 만납니다.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죠.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남은 두 경기 가운데 한 번이라도 지면 모든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능성에 따라 이란이 레바논과의 7차전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지면 순식간에 3위로 추락합니다. 이 경우 이란은 안전한 순위 유지를 위해 한국과의 최종 8차전에서 전면공세를 가할 겁니다. 지난해 10월 원정 4차전에서 이란에 0대 1로 패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죠.

우즈베키스탄과 비겨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란이 7차전에서 레바논을, 우즈베키스탄이 최종 8차전에서 카타르를 각각 물리칠 경우 한국은 최종 8차전에서 이란과 비기면 3위로 추락합니다. 최종예선 조별리그를 3위로 마치면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합니다. 여기서 이겨도 남미 5위와 본선 진출권을 놓고 다시 싸워야 합니다. 브라질까지 암초를 뚫고 가야하는 꼴입니다.

물론 전력과 상황으로 볼 때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할 것이라는 분석은 우세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4점만 확보하면 브라질로 직행할 수 있습니다. 남은 두 경기 모두 안방에서 열리니 한 번 해볼만 한 것도 사실입니다. 11일 밤 10시쯤 서울에서 한국의 승리를 알리는 경기종료 호각이 울리고 네 시간 지난 12일 오전 2시쯤 테헤란에서 이란의 패배 소식이 전해지면 한국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이보게 한국, 우리와 함께 브라질로 가지 않겠는가”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의 축구팬들도 한국의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는 걸까요. 양국 네티즌들은 지금 FIFA 홈페이지에서 한국 네티즌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브라질에는 우리와 함께 가자”는 거죠. FIFA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소개한 리뷰 게시판에는 양국 네티즌들이 뒤엉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게시판 보기 클릭

FIFA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국적을 표시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작성한 글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의견 몇 개를 소개해볼까요. 우선 이란입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3대 1로 이길 거야(kok***)” “내가 장담하는데 이란과 한국이 브라질로 간다(IRAN_W*****)” “어제 한국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단호한 느낌이었어. 그의 소원대로 될 거야. 행운을 빌어(arg***)” “이란을 위한 최상의 결과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이란을 상대로 편안하게 경기하는 거야(e.derak*****)” “나의 친구여.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진심을 담아 경기하길 바란다. 꼭 이겨줘(Shervi*****)”

친구라는 말까지 나왔군요. 이란이 축구에서 한국을 이렇게까지 응원한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 네티즌들의 반응을 볼까요. 한국과 먼저 싸워야 하는 입장인 만큼 승리에 대한 염원이 강하지만 한국을 향해 “우리와 비기고 이란에 이겨라”는 의견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1대 1로 비기고 이란을 2대 0으로 이길 거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브라질로 간다. 이란 아웃(Az_Sama*****)” “이란 사람들은 아직도 자국 축구팀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서 댓글 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zofa1***)”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15점. 이란은 승점 13점으로 끝날 거야(alisher*****)”

물론 양국 네티즌들이 모두 한국을 응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선으로 함께 떠날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한 네티즌들이 더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일본 네티즌의 짧고 강력한 메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이겨라(chac*****)” 역시 그라운드에서 한국의 영원한 숙적은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란이 아니라 일본인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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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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