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광주의 번화가 한복판에서 남성과 난투를 벌이고 차량을 가로막은 젊은 여성의 만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에는 시민들이 남녀의 싸움을 부추기고 호응하는 모습도 담겨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광주의 한 시민이 대표적인 번화가인 남동 구시청사거리 주변 노상에서 촬영한 뒤 23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5분44초 분량의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상에는 사건 장소와 여성의 공격적 행동을 함축한 ‘구시청 파이트녀’라는 제목이 붙었다.
영상 속 남녀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정황으로 볼 때 친구나 연인 사이로 추정되지만 싸움의 동기나 구체적인 정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상은 여성이 편의점 앞에서 남성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성은 여성의 공격을 피하거나 저지하지만 직접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다. 영상 초반에는 남자 고등학생들로 추정되는 무리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잠시 개입했지만 여성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남성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시민들을 의식한 듯 멱살을 잡힌 상태에서 여성을 설득한 뒤 스쿠터와 소지품을 갖고 자리를 옮겼다. 여성은 그러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남성의 모자를 벗기고 머리채를 잡는가 하면, 남성과의 다툼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경적을 울리는 차량들의 앞을 가로막고 흐름을 방해하는 만행까지 부렸다.
이에 남성은 여성의 팔을 잡고 강하게 끌며 자리를 옮기려 했지만 여성은 주먹질과 발길질로 응수했다. 남성은 여성을 공격을 막을 뿐 반격하지 않았고 여성과 몸이 뒤엉키는 과정에서 서행하는 차량에 몸을 부딪치기도 했다.
당초 두 사람의 다툼을 방관만 하던 시민들은 여성이 폭력의 수위를 높이자 호응하고 싸움을 부추겼다. 영상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거나 “보이는 곳에서 싸우라”는 시민들의 말이 녹음됐다. 남성은 이런 시민들을 피해 여성을 끌어안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시민들은 골목 앞까지 따라가며 두 사람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고 호응했다.
네티즌들은 대낮 번화가에서 무차별적 폭행을 가한 여성은 물론, 싸움을 부추긴 시민들에게도 비난을 퍼부었다. 네티즌들은 “동영상 초반의 고등학생들을 제외하면 어느 시민도 두 사람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환호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거나 “여성이 남성을 일방적으로 때리니 구경거리쯤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영상에서 여성에게 한 번도 폭력을 휘두르지 않은 남성에 대한 동정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여성에게도 사정이 있겠지만 여성이나 시민들에게 위협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남성이 안타깝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