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비공개로 운영하다 막말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내용의 글을 적고 계정을 삭제했다.
기성용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시인 이석희의 시집 ‘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에서 ‘누가 그랬다’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누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가끔은 이성과 냉정 사이 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 가슴 조일 때도 있고 감추어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쉬기도 한다. 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 화려한 미래 막연한 동경. 누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라는 시의 전문을 적었지만 의견을 더하지는 않았다.
이 계정은 그가 최강희(54·전북현대 감독)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난한 사실을 들켜 논란에 휩싸인 비공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그가 공개적으로 운영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모두 삭제하면서 유일하게 남긴 계정으로 알려졌다. 이 계정에는 “고맙다.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뛰는데 대표팀으로 뽑아줘서… 우리(해외파 선수들)를 건들지 말았어야 했다. 다음부터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며 최 전 감독에게 퍼부은 막말이 적혀 있었다.
그는 지난 5일 에이전트를 통해 비밀 페이스북 운영 사실을 인정하고 최 전 감독 등 축구계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징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불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의 SNS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그는 최근 불거진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페이스북에 시 전문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론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네티즌들은 “비판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거나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논란을 의식하고 올린 게 아니어도 논란에 대한 대답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글이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시 전문을 올리면서 프로필 사진까지 교체하며 SNS 활동 재개를 암시했으나 논란이 불거지자 9일 새벽 계정을 삭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