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잘한다 했는데”… 이라크 U-20대표팀 나이 조작 의혹

“어쩐지 잘한다 했는데”… 이라크 U-20대표팀 나이 조작 의혹

기사승인 2013-07-10 17:02:00


[쿠키 스포츠]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진출한 이라크 대표팀의 연령 논란이 불거졌다. 대회 개막 전부터 해외 매체는 물론, 이라크 축구팬까지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를 삼은 이 논란은 뒤늦게 한국에서 불붙었다.

논란은 대회 개막을 나흘 앞둔 지난달 17일 유명 축구전문매체 풋볼닷컴(football.com) 영국판 기사에서 출발했다. 이 매체는 이라크 U-20대표팀이 뇌물을 주고 여권을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선수들의 나이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FIFA에 1993년 1월24생으로 등록된 골키퍼 모하메드 하미드의 경우 12세인 2005년 이라크 올림픽대표팀으로 차출되는 등 석연치 않은 정황도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미드는 이라크 U-20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다. 지난 8일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린 한국과의 8강전에서도 이라크의 골문을 지켰다. 정규시간과 연장전에서 3대 3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 경기에서 하미드는 한국의 마지막 6번째 키커 이광훈(20·포항)의 슛을 막았고 이라크는 승부차기에서 5대 4로 승리했다.

나이 논란은 이라크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불거졌다. 대회 기간 중인 지난 5일 이라크 스포츠 포럼 사이트인 ‘알이라키(aliraqi.org)’에서는 자국 선수들의 연령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이 올랐다.

게시물에는 골키퍼 하미드는 물론, 공격수 모하나드 압둘라힘, 미드필더 자와드 카드힘이 23세인 1990년생, 공격수 호잔 이스마일과 수비수 알리 아드난이 22세인 1991년생, 미드필더인 후만 타리크가 21세인 1992년생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격수 아마르 압둘후세인의 경우 24세인 1989년생으로 돼 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라크는 대표팀 전력의 절반가량을 23세 이하(U-23)로 연령을 제한한 올림픽대표팀으로 꾸린 셈이 된다.

U-20월드컵에서는 그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대표팀의 연령 조작 의혹이 꾸준하게 불거졌다. 그러나 선수별 출생에 대한 증거를 찾기 어려워 대부분 의혹 제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대회의 경우 이라크가 잉글랜드와 이집트, 칠레, 파라과이, 한국(이하 경기순서) 등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단 1패도 없이 4강까지 질주하면서 연령 조작 의혹이 불붙었다.

의혹은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의 아시아 편집장 존 듀어든이 10일 트위터(@JohnnyDuerden)에 언급하면서 한국으로까지 전해졌다. 우리 네티즌들은 “중계방송을 보면서도 이라크 선수들이 유럽과 남미의 강호처럼 강력한 느낌이 들어 낯설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전 세계 10대들의 경쟁에 20대 형들이 개입한 셈”이라고 했다.

한편 이라크는 11일 오전 터키 트라브존에서 우루과이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싸운다. 승리할 경우 카타르와 일본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결승에 오른 아시아 팀으로 남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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