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홍익표 “박정희-노부스케 만주국 인연은 팩트”…여의도 정국 급랭

[단독]홍익표 “박정희-노부스케 만주국 인연은 팩트”…여의도 정국 급랭

기사승인 2013-07-12 16:51:01

[쿠키 정치]
‘귀태’(鬼胎).

이 한자어가 대한민국 국회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국회 올스톱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라고 한데 대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이 수석은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막말을 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발언이 민주당의 당론인지 야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직접적 명예훼손이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와 홍 원내대변인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우리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귀태’라느니, 극우발언으로 우리 국민들의 공분의 대상이 되어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같다는 식의 막말을 한 것은 국민을 모독한 것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 정말 해서는 안 될 극언”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대응을 지켜본 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 검찰 고발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을 취소하는 등 모든 국회 일정도 올스톱시켰다.

민주당은 ‘귀태’ 발언과 대화록 예비열람은 별개라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홍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문제된 발언에 대해 지도부와 협의 후 (어제) 유감을 표명했다”며 “신속한 유감표명이 있었음에도 마치 국회 파행을 핑계 삼기 위한 꼬투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새누리당이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문제 삼아서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정국 파행 책임을 상대에게 돌렸다.

홍익표 “사실관계 틀리지 않아”

‘귀태’(鬼胎) 발언 파문 당사자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가 틀린 걸 얘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미 유감표명을 했고 더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인용한 책에서 ‘귀태’는 특정 인물이 태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만주국의 나쁜 국가관리시스템을 총칭한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그 시스템을 도입한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일본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라는 걸 책 저자가 의인화해서 (시스템이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고) 쓴 표현인데 원문 그대로 인용하다보니 특정 인물로 비춰지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파면하라는 논평인데 단어 하나를 문제삼는 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보직사퇴 요구에 대해 “지도부 결정을 지켜보겠다.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지난해 총선에서 임종석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성동을(乙)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한양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북한대학원 등을 거치며 북한 문제에 전문성을 쌓았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10·4 남북정상회담 실무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홍 대변인과 통화 내용.

-새누리당이 원내대변인 사퇴를 요구했다.

=내가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당에 부담을 안 주는 쪽으로 할거고, 그건 원내대표가 필요에 의해 결정하면....

-전병헌 원내대표는 만났나?

=오전에 만나 상의를 했고 기다려보겠다. (제 거취) 결정하면 책임질 몫은 책임. 편하게

-새누리당이 공식 사과 요구하는데.

=어제 충분히 했고 더 사과를 할 생각이 없다.
귀태를 문제 삼고 있는데 귀태에 대해 책 한구절 원문을 그대로 읽다보니 그렇게 읽혔는데, 귀태라는 것은 특정 사람이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만주국의 국가관리시스템 나쁜 요소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상징하다보니까 한국에선 그걸 도입한게 박정희고 일본은 기시 노부스케 총리라는 걸 저자가 의인화해서 쓴 표현인데. 그게 특정 사람으로 비춰져서 유감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대해서 틀린 걸 얘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특정 이름이 나오니까 민감해 하는 듯?

=역사적 사실은 안 볼 순 있지만 덮일 순 없다. 박정희, 노부스케 두 사람의 관계는 역사적 사실로 드러난 바 있고 만주국 관련해 인연이랄지, 팩트로 확인되는 거라서 제가 허위사실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게 중점적으로 말한게 아니라 아베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을 문제삼은 건데. 일본 군국주의와 우리 유신주의 기도하는 것이냐면서. 박이 남재준을 파면하라는 건데. 본 내용의 로직은 안 보고 단어 하나만 잡고 얘기하는 건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부분이 개인, 사람으로 비춰진거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표명한거고

-지도부 사과 요구하는데?

=글쎄다. 지도부 사과는 현재로선 당에서 고민 않는 걸로 아는데. 하여간 저는 뭐......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니까.

-혼자 거취 표명을 결정하긴 힘들지 않은가.

=대표랑 상의할 문제다. 현명하게 상의할 문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김재중 기자 minj@kmib.co.kr
손병호 기자
minj@kmib.co.kr
손병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