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건설업자 윤중천(52·구속)씨의 불법로비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청 수사팀은 윤씨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사건 관련자 1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수사팀은 김 전 차관과 전 대학병원장 P씨 등 일부 유력인사가 윤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서 김 전 차관과 P씨 등에게 성 접대를 비롯한 향응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공사 수주 등 이권을 따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 접대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수사팀은 성 접대 피해 여성들의 진술, 별장에서 촬영된 ‘성 접대 동영상’, 윤씨의 수첩 등을 토대로 윤씨가 성 접대를 한 사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팀 관계자는 “피해 여성들의 진술이 일관될 뿐 아니라 윤씨가 고용한 이들도 성 접대가 있었음을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윤씨를 통해 여성과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특수강간)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2006년과 2008년 제주도와 원주 별장에서 여성 2명과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은 대가로 윤씨에게 고소사건 관련 편의를 제공했다는 진술도 일부 확보했으나, 뇌물죄 공소시효가 지나 이 부분은 구체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수사팀은 윤씨가 2006~2008년 성 접대 과정에서 피해 여성들에게 최음제 등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으나, 사건 관련자들을 검사한 결과 마약류 음성 반응이 나왔다.

윤씨는 2005년 서울 목동에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당시 서울저축은행 전무 김모(66·구속)씨를 통해 유령회사를 만들어 32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윤씨는 2010년 강원도 춘천의 골프장 클럽하우스 공사를 낙찰 받으려고 시공사인 대우건설 출신 브로커를 통해 서종욱 당시 대우건설 사장과 본부장급 임원에게 고가의 그림을 보내 로비한 뒤 공사를 따낸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번 사건에서 윤씨와 전 서울저축은행 전무 김모씨를 구속하고 김 전 차관,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 윤씨에게 마약 공급업자를 소개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검찰수사관 안모(61)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