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손현주와 문정희, 전미선 주연 영화 ‘숨바꼭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주인공은 ‘집’이다.
영화에서 집은 낯선 사람이 몰래 숨어들면서 사건이 시작되는 공간이다. 특히 많은 이들이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표현된 주희(문정희)의 어촌 아파트와 현대적이지만 미로 같은 비밀을 지닌 성수(손현주)의 고급 아파트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수아 미술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집에 가는데 주변의 수많은 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빽빽한 건물들이 들어찬 서울의 거리와 그 속에서 서로 소통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삭막한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내면의 불안함.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공간이 표현하고자 했던 이미지다”라며 영화 속 배경이 가상공간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친숙한 공간을 바탕으로 했음을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희의 집은 국적을 불문하고 여러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으로 많은 흔적이 담겨있는 장소다. 이에 제작진은 전국을 뒤지며 적합한 아파트를 찾아냈고 오랜 헌팅 끝에 서울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 섭외에 성공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성수의 집은 현대적이고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곳이다. 전 미술 감독은 “성수의 고급 아파트는 초반에 구조가 잘 보이지 않다가 사건이 전개될수록 복도와 방, 기둥과 문을 이용한 미로 구조처럼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의도를 전했다.
‘숨바꼭질’은 남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사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내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장의 숨가쁜 사투를 담아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