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450억 규모의 대작 ‘설국열차’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화 투자배급사 CJ E&M은 ‘설국열차’의 촬영장 뒷이야기가 담긴 제작일지를 공개했다. 연출부 스태프가 작성한 이 일지에는 봉준호 감독과의 첫 만남부터 촬영장 에피소드까지 영화가 만들어진 전반적 과정이 담겨있다.
제작일지는 연출부 면접을 보던 날 “이 신에서 몇 개의 소품을 준비해야 할지 정리해봐라” 등 고난도의 테스트 질문을 예상하며 각오를 다지고 면접에 임했지만 봉 감독이 “자네, 문신 있는가?”라는 엉뚱한 질문을 해 허를 찔렸다는 스태프의 소소한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이어 ‘백문이 불여일견’ 기획 단계에서부터 항상 시각적으로 개념을 잡아나가는 봉준호 감독의 작업 스타일 중 하나인 애니매틱 작업을 엿볼 수 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글로 서술한 아이디어가 아닌) 화면의 한구석이라도 차지할 수 있는 시각적인 아이디어를 내보아라”고 요구했던 봉준호 감독의 애니매틱은 촬영의 길잡이가 돼 주는 일종의 맛보기 영상이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액션팀과 실제 촬영을 진행, 기차와 캐릭터들을 CG 작업으로 덧붙여 ‘설국열차’가 어떤 영화로 만들어질지 4분의 영상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연출부 스태프는 2년 전에 만들어진 애니매틱과 영화로 재현된 장면들을 비교해 보며, 이 애니매틱을 만들 당시에 이미 감독님 머릿속에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설계돼 있었던 걸 느꼈다며 당시의 신기함을 회상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쓴 한글 시나리오가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연출부가 실감한 한글의 오묘함과 위대함은 물론,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다양한 욕의 느낌을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봉준호 감독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녹아있다.
이 외에도 앞으로 매주 2회씩 시크릿 제작일지 추가 연재를 통해 영화에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