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이번 주 유럽에서 ‘꿈의 무대’가 열린다.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이 오는 17일(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45분)부터 내년 5월24일까지 250일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전인 각조 조별리그 1차전이 한국의 추석연휴 기간과 일제히 겹쳐 우리나라 축구팬은 새벽의 유럽 잔치를 부담 없이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의 챔스리그 데뷔전… A조 레버쿠젠 對 맨유
손흥민(21·레버쿠젠)은 유럽축구 진출 4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 6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팀인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오는 1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A조 1차전을 앞두고 레버쿠젠의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의 출전 가능성은 높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까지 레버쿠젠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특히 지난달 10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리그 개막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흥민은 16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조의 난적을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경기는 지난 시즌까지 맨유를 지휘한 알렉스 퍼거슨(72)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신의 동생이자 스카우트 책임자인 마틴 퍼거슨(71)을 파견해 손흥민을 관찰한 점, 손흥민과 맨유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24·일본)의 한일전 등과 맞물려 우리나라 축구팬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갈락티코’의 이스탄불 공습… B조 레알 마드리드 對 갈라타사라이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에도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어 ‘갈락티코(은하수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정책)’를 완성했다.
지난 2일 잉글랜드 토트넘 핫스퍼에 유럽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8600만 파운드·약 1483억원)를 지불하고 가레스 베일(24·웨일스)을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를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1700만 유로·약 246억 원)으로 붙잡았다. 한 시즌 만에 두 건의 ‘빅딜(Big deal)’을 성사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메수트 외질(25·독일)을 잉글랜드 아스날로 보냈지만 카림 벤제마(26·프랑스)와 앙헬 디 마리아(25·아르헨티나), 세르히오 라모스(27·스페인) 등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는 18일 오전 3시45분 터키 이스탄불 투르크텔레콤 아레나에서 열리는 B조 1차전이 ‘갈락티코’의 이스탄불 공습으로 비유되는 이유도 그래서다.
홈팀인 터키 갈라타사라이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갈라타사라이는 잉글랜드 첼시의 전성기를 주도한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35·코트디부아르)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끈 미드필더 웨슬리 스나이더(29·네덜란드) 등 2000년대 중반 세계 축구를 이끈 스타들을 대거 포진하며 레알 마드리드를 기다리고 있다.
개막전부터 빅매치… F조 아스날 對 마르세유·H조 바르셀로나 對 아약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강호가 한 조로 세 팀 이상 모이는 ‘죽음의 조’가 형성되지 않았다. 다만 F조와 H조의 경우 각국을 대표하는 팀들이 모여 순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H조의 경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초강세를 예상할 수 있으나 F조의 경우 절대 강호마저 없어 혼탁하다. F조와 H조에서 매 경기마다 빅매치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오는 19일 오전 3시45분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각각 열리는 잉글랜드 아스날과 프랑스 올림피크 마르세유의 F조 1차전과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아약스의 H조 1차전은 개막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아스날과 마르세유의 1차전은 외질이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첫 번째 챔피언스리그 경기여서 세계 축구팬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축구팬에게는 박주영(28·아스날)의 출전 여부도 관심이다.
당초 개막전 최고의 빅매치로 지목된 바르셀로나와 아약스의 1차전은 올 여름 이적시장을 마감한 지난 3일 이후 바르셀로나의 압승으로 전망이 기울었다. 토비 알더바이렐트(24·벨기에)를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크리스티안 에릭센(21·덴마크)을 토트넘으로 넘기는 등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핵심 전력을 대거 놓친 아약스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