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22일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2013~2014시즌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 홈경기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후반 90분간 1득점 1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의 공식 기록은 공격 포인트 두 개지만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득점은 모두 세 개였다.
박지성은 1대 0으로 앞선 후반 16분 동료 수비수 제트로 윌렘스(19)에게 공을 내주고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었다. 리턴패스를 할 것으로 예상한 상대 수비진은 박지성을 따라갔고 공간을 확보한 윌렘스는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박지성이 간접적으로 관여해 윌렘스와 합작한 골이었다.
박지성은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며 아인트호벤의 골러시를 이어갔다. 후반 19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로 오스카 힐리에마르크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박지성은 4분 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8분 공격수 팀 마타브즈(24·유고슬라비아)의 선제 결승골로 끝날 수 있는 경기를 박지성이 네 골 차로 벌린 것이다.
지난 19일 불가리아 루도고레츠와의 2013~2014시즌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B조 1차전과 불과 사흘 간격으로 열린 아약스와의 리그 라이벌전을 앞두고 팀의 체력 분배를 고심한 코쿠 감독에게 박지성의 활약은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0대 2 패배로 끝난 루도고레츠와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 투입돼 미미하게 활약했고 코쿠 감독은 “일부 선수를 휴식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약스를 상대로 거둔 대승은 박지성 등 핵심 전력에게 집중할 경기를 지목하면서 선수단의 체력을 분배한 코쿠 감독의 용병술이 빚은 결과였다.
박지성에게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없다”고 조롱한 현지 언론들은 찬사를 쏟으며 태도를 바꿨다.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 네덜란드어판은 박지성에게 두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3.5개의 별점(최고 5개)을 매기며 “이런 경기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극찬했다. 네덜란드 일간 데 폴크스크란트는 “박지성이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임무를 알고 수행했다. 아인트호벤의 대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