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둘러싸고 美 월가 거물 아이칸-그로스 ‘충돌’

애플 둘러싸고 美 월가 거물 아이칸-그로스 ‘충돌’

기사승인 2013-10-25 17:04:01
[쿠키 지구촌] “애플을 내버려둬.”

미국 월가의 투자 거물인 카를 아이칸(77)과 빌 그로스(69)가 애플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아이칸이 2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공개서한이 발단이 됐다.

그는 자신이 만든 웹사이트 ‘주주 스퀘어 테이블’에서 “애플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면서 “1500억 달러(약 159조원)를 차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 “주당 이익이 당장 33% 상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아이칸은 지난달 쿡 CEO를 만나서도 이처럼 얘기했다. 아이칸이 보유한 애플 주식은 470만주로 전체 중에서 0.5%에 불과하다. 때문에 월가에서 아무리 영향력이 크다지만, 소량의 지분을 갖고선 애플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던 참이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공동 투자책임자(CIO)인 그로스도 참기 어려웠는지 한마디하고 나섰다. 그는 핌코 트위터에 “아이칸은 애플을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한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빌 게이츠처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타인을 돕는 데 시간을 써야 할 것”이라고 썼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현재 자선사업에 매진 중인 게이츠처럼 처신하라는 충고다.

아이칸은 직후 CNBC에 출연, “그로스를 존경하며 그가 의견을 펼칠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가 다 옳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 시간을 가장 훌륭하게 쓰는 방법은 기업 지배구조 관련 법률과 규칙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애플에 대한 자신의 조언을 굽힐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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