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를 확정한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다음 목표로 지목했다.
박인비는 1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골프장에서 LPGA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을 마치고 올해의 선수를 확정한 뒤 골프채널 등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쉬운 것은 없었다”며 “이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남았다. 점차 발전하고 있으니 내년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다음 목표로 삼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은퇴 전까지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 중 한 대회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두 대회에서 모두 정상을 밟지 못했다.
박인비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쳤다. 합계 타수를 3타 줄인 11언더파 277타로 리더보드 네 번째에 자리했다. 매년 LPGA의 선수별 순위를 집계하는 롤렉스 랭킹 테이블에서 올해 1위를 확정한 순간이었다.
박인비는 오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의 결과와 관계없이 올해의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박인비와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의 2파전을 뚫고 9월부터 랭킹 2위로 도약하며 추격을 시작한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은 끝내 박인비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좌절했다.
LPGA에서 올해의 선수를 차지한 한국 선수는 박인비가 처음이다. 1997년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를 시작으로 미국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들은 최우수신인상과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등을 수상했지만 올해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박인비도 이를 강조하며 자신의 수상에 의미를 더했다. 박인비는 “LPGA에서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이상하게 올해의 선수는 없었다”며 “한국 선수로는 첫 번째 수상이어서 욕심을 냈다. 후배들에게는 그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