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꼭 수술이 필요한 질환일까?

‘치질’, 꼭 수술이 필요한 질환일까?

기사승인 2013-11-28 16:33:00

[쿠키 건강] #종로구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이강호(26)씨는 군대에서 오랫동안 치질로 고생하다 군의관의 권유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극심한 항문 통증과 함께 사라졌던 치핵이 다시 나타나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치질은 매년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수술대에 오르는 항문 질환으로 환자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병원들이 과잉 경쟁으로 환자 상태에 관계없이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치질의 종류에는 내치핵과 외치핵이 있다. 내치핵의 경우 병기에 따라 1~4기로 나뉘는데 3~4기처럼 치핵이 심하게 돌출됐거나 출혈 및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면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1~2기는 가끔 출혈이 발생하거나 배변 중 치핵이 항문 밖으로 살짝 나오는 상태로 관리를 잘하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수술을 하지 않아도 치료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자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을 반복하다보면 극심한 통증이나 항문협착, 손상 등이 따를 수 있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대표원장은 “치질은 꼭 수술을 해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고, 상태에 따라 생활 관리와 한방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면서 “한방에서는 항문 주변의 습열풍조(濕, 熱, 風, 操)가 치질 원인이며 잘못된 배변 습관으로 인해 항문에 지속적인 자극과 압박을 주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내부 기관들에 손상이 찾아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항문 주변 정맥에 울혈이 일어나면 치핵이 생겨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면 치질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도 증상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이 아닌 한약을 복용하고 한방외용제를 바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손 원장은 “치질 치료에 쓰이는 주요 약재로는 농을 배출하도록 돕는 황기, 열을 내리고 항문 통증을 완화시키는 괴각, 습열을 없애는 천련자 등이 있고 이러한 약재들은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준다”며 “증상 발생 시 빠르게 내원해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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