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 “적대적 M&A 반대…주주 장기적 이익 훼손 우려”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 “적대적 M&A 반대…주주 장기적 이익 훼손 우려”

기사승인 2024-09-21 14:01:15
고려아연 신사옥 사무실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사외이사 전원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하고,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전체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사외이사는 성용락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도현, 김보영, 이민호, 서대원, 권순범, 황덕남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행정전문가와 대학교수부터 환경, 법률, 재무,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졌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전원 합의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주주 이익 관점에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 시도로 국가기간산업은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배터리 공급망 원소재 핵심기업인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란 우려에 기인한다.

아울러 현 고려아연 경영진은 정도경영을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측은 “현 경영진이 오랫동안 고려아연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왔다”며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가치에 합당한 의무를 다하는 경영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 있는 미래 전략 산업인 이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자원순환 등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술 독립, 기업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며 “비철금속사업, 자원 순환, 이차전지 배터리 공급망의 원소재 분야에서 구축한 장기적인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대적 M&A를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영풍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사외이사 측은 영풍을 향해 “ESG 리스크와 대규모 적자로 독자적인 생존 능력 없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이다”며 “최근 중대재해 사고로 대표이사 2명 전원이 구속되어 사내이사가 전혀 없는 지경이고, 환경오염 사고로 인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의 1심 2심에서 모두 패소하는 등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또한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단기이익만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이라고 규정했다. 더불어 국가적인 핵심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측은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보다는 핵심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고려아연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사외이사 측은 “우리는 주주이익 수호의 관점에서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감시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를 포함해 전체주주의 이익을 위해 성장해야 할 국민기업을 투기자본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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