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을 앞두고 있다. 19개 부처 중 17개 부처 장관직이 채워졌으나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두 곳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주택 정책이 민감한 만큼 정부는 후보자 개인과 가족의 재산형성까지 검증하는 등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 후보로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김세용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인 2018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2022년에도 현 여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로부터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 사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맹성규·문진석·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총리와 장관 후보자 18명 중 현역 여당 의원으로 8명이 될 경우, 대통령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윤석열‧문재인 정부 시절 원희룡‧김현미 의원 등 정치인을 기용해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세와 지방과 수도권 양극화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는 부동산 전문가가 장관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과열 양상을 보인 집값 잡기가 국토교통부 장관의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집값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0.43%에서 0.03%p(포인트)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집값 상승률은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갭 투자 제한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후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일시적인 하락세라 여기는 분위기다. 하반기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일까지 15일간 전국 961명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응답이 49%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하반기 전망 조사에서 상승 전망이 62%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조사 대비 상승 전망은 17%p 늘어났지만 하락 응답은 12%p 줄며 13% 수준에 그쳤다. 하락 전망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는 시장 상황에 맞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국토부 장관 인선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대출 규제와 관련해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잘 알면서 장악력을 갖춘 인력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비전문가를 썼다가 실패한 경험을 봤기에 고민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특수 분야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들을 잘 아우를 수 있으면서 국민을 위한 자세를 갖춘 사람이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