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64·프랑스) 감독이 또 고장 난 지퍼로 곤욕을 치렀다.
벵거 감독은 24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경기장에서 첼시와 득점 없이 비긴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분20초 만에 장내로 등장했다.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호각이 울리고 이미 경기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벤치를 비워 궁금증을 자아낸 벵거 감독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잠기지 않는 패딩의 밑단을 두 손으로 잡고 흔들면서 나타났다.
중계방송 카메라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했고 이를 지켜본 축구팬은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아스날을 올 시즌 초반 선두로 이끈 지도력은 물론 지적인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정장 등 패션 감각도 뛰어난 벵거 감독이 엉뚱하게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 축구팬에게 웃음을 안겨준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축구팬들은 “벵거 감독의 올 시즌 4호 지퍼 고장”이라거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패딩을 받고 싶은 벵거 감독의 메시지”라고 했다.
패딩의 고장 난 지퍼는 벵거 감독을 상징하는 소품이다. 패딩의 지퍼를 올리지 못하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벵거 감독의 곤욕스러운 순간은 이미 수차례 중계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달에는 아스날TV와의 인터뷰에서 “고급 패딩을 언제쯤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씁쓸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첼시와의 승부는 고장 난 지퍼처럼 풀리지 않았다. 홈경기에서 첼시와 득점 없이 비긴 아스날은 중간전적 11승3무3패(승점 36·골 +16)로, 승점이 같은 리버풀(승점 36·골 +23)에 골 득실차로 밀려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