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슛돌이. 축구신동. 괴물꼬마….’ 세계 최강 명문 구단의 유소년 팀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정상에 도전한 한국축구의 차세대 스타 이강인(12·발렌시아)군이 ‘어린이 지구방위대’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대패한 좌절에 익숙하지 않은 듯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흐느끼며 눈물을 쏟았다.
이군은 30일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린 12세 이하 국제 클럽대항전 후베닐 밍게스 토너먼트 4강전에서 발렌시아(스페인) 유소년 팀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소년 팀의 골문을 한 번도 열지 못하고 0대 4 패배를 지켜봤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구단의 정책에 따라 ‘지구방위대’로 불린다. 유소년 팀의 전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전·후반 15분씩 30분간 진행된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시작 10여 분 만에 발렌시아의 골문을 네 번이나 열었다. 이군은 포기하지 않고 전반 7분 골문 왼쪽을 살짝 빗나간 강슛과 후반 1분 페널티지역 정면 외곽에서 때린 프리킥 직접 슛으로 반격했으나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명문 유소년 팀들의 골문을 차례로 열고 발렌시아를 4강까지 이끈 이군에게는 아쉬운 결과였다. 지난 28일 도르트문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사각지역을 관통하는 프리킥 슛을 그림 같이 성공시켜 스페인대표팀 공격수 로베르토 솔다도(28·토트넘 핫스퍼)와 같은 대표팀 골키퍼 출신 산티아고 카니자레스(44)를 흥분시키고 현지 언론으로부터 “왕관의 보석 같은 선수”라는 극찬까지 받은 이군이었다.
이군은 결승 진출권을 놓친 뒤 스페인 방송사 스포르트와 1분여 동안 진행한 인터뷰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옷소매를 닦으며 흐느꼈다. 네 골 차 대패의 좌절을 처음 경험한 듯 인터뷰 내내 이군의 흐느끼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전파를 탔다.
이군은 비록 정상에 도전하지 못했지만 뒤이어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3·4위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고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이군은 6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발렌시아에 동메달을 선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이강인군 스페인 방송 스포르트 인터뷰 보기(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