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민사합의12부(김재형 부장판사)는 26일 “학교폭력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A군(16)과 그의 부모가 청주 모 학교법인과 가해학생들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해 학생들의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이들을 보호·감독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부모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의 피해를 교사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교 법인은 가해학생 부모들과 함께 원고에게 1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군은 사립인 청주 모 중학교에 다니던 2011∼2012년 동급생 5명으로부터 수시로 구타와 금품 갈취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 대부분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 이뤄졌지만 A군은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특히 피해 사실을 교사에게 알리자 이를 알게 된 가해학생들은 A군을 교실에 가두고 집단 폭행,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보복했다.
결국 폭행죄로 기소된 가해학생들이 보호처분 결정을 받으면서 A군은 더이상 물리적 고통을 받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A군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A군의 부모는 지난해 1월 학교 법인과 가해학생 부모들을 상대로 총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