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가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여론은 들끓었다. 선수관리 소홀의 책임을 인정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협회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대와 김기정(24·삼성전기)이 어떤 금지 약물도 복용하지 않았다. 도핑테스트를 거부하거나 고의로 회피한 적도 없다”며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서울 태릉선추촌을 방문했을 때 해당 선수들은 국내외 주요 대회에 참가하느라 선수촌에 없었다”고 밝혔다.
김중수 협회 전무는 “협회가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통감한다”며 “규명을 위해 전담팀을 꾸려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하겠다. WADA의 조치가 과도하고 부당한 만큼 항소기간 안에 스포츠중재재판소를 통한 항소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배드민턴연맹은 이날 홈페이지에 이용대와 김기정이 도핑테스트에서 소재 불분명 혐의로 1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해 3월과 9월, 11월 세 차례 소재지 보고에 응하지 않아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개월 안에 세 차례 소재지 보고를 응하지 않은 선수는 BWA로부터 징계를 받는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정상급 기량에 가수 이승기(27)를 닮은 외모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는 이효정(33·삼성전기)과 금메달을 차지하며 ‘누나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용대의 출전 과정에서 WADA의 도핑테스트 일정을 확인하지 않아 징계의 빌미를 간접적으로 제공한 협회는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오는 9월 19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 이용대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협회는 더 큰 파장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네티즌들은 “협회가 배드민턴 황태자를 한순간에 도핑거부 선수로 만들었다”거나 “이용대가 아시안게임을 출전하지 못하면 금메달 한 개를 놓치는 셈”이라며 힐난했다.
협회는 항소 만료일인 다음달 17일 전까지 WADA의 결정을 제소, 징계기간을 3∼6개월로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징계기간을 6개월로 줄여 1월 24일자로 소급 적용하면 이용대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