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피겨 여자선수들을 성적(性的)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상으로 전락시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신성한 스포츠맨십을 겨루는 올림픽 무대에 나선 세계적인 선수들을 외설적으로 분석한 글과 사진이 일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오르내리자 일본 내부에서조차 한심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일본의 유명 블로그에는 ‘코스트너 속이 다 보이는 노팬티 연기’라는 제목의 사진 모음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캐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가 지난 23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갈라쇼에서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담은 일본 중계방송을 캡처한 것들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하늘색 상하의를 입었던 코스트너가 살구색의 속옷을 입은 장면을 면밀히 돌려보며 민망한 순간만 따로 모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이들은 “살구색 팬티의 파괴력이 대단하네”라거나 “언뜻 노팬티 차림인 것 같아 흥분된다” “아슬아슬한 착시효과 속옷을 입고 나를 흥분시키다니, 코스트너는 변태로군”이라는 비정상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에는 코스트너의 속옷 부분만 따로 캡처한 사진이 수십 장 나돌고 있다.
저질 일본 네티즌들의 저열한 작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제 16세에 불과한 러시아의 ‘피겨 샛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도 성욕에 눈이 먼 일본 네티즌들의 노리개가 됐다.
같은 블로그에는 ‘리프니츠카야 젖꼭지 노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붉은색 피겨 스케이팅 복장을 한 리프니츠카야의 사진을 포토샵으로 조작한 사진 여러 장이 게시됐다. 즉 붉은색 옷의 색상을 지우거나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바꾸며 유두를 도드라지도록 한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사진을 돌려보며 “고화질 방송이 되니 이런 호사를 누리는 구나” “감사합니다. 좋은 사진 저장해야지”라며 시시덕대고 있다.
모든 일본 네티즌이 저질인 것은 아니다. 피겨 여자 선수들을 음란물 출연 배우로 둔갑시키는 인터넷 글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한 네티즌은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경기를 마치 AV(성인 영상물) 보듯하다니 지나치다”라며 “리프니츠카야는 고작 15세(만나이)라고. 정신차려, 일본!”이라고 한탄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