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아사다 마오가 망한 이유도 연맹” 꼭 한국처럼… 일본도 빙상연맹 후폭풍

[소치올림픽] “아사다 마오가 망한 이유도 연맹” 꼭 한국처럼… 일본도 빙상연맹 후폭풍

기사승인 2014-02-27 19:31:00

“전용 링크도 사실 모래밭… 아사다 요구 묵살”

[쿠키 스포츠] 일본에서 아사다 마오(24)를 중심으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당초 파격적 지원으로 여겨진 전용 링크가 낙후한 시설이었고 이 마저도 아사다의 생각을 묵살한 결정이라는 폭로가 나오면서 일본빙상연맹은 공분에 휩싸였다.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와 김연아(24)를 중심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27일 일본 주간지 여성자신(女性自身)에 따르면 일본빙상연맹은 대회 개막 전부터 훈련장소를 놓고 아사다와 마찰을 빚었다. 아사다 측은 모교인 주쿄대 링크에서 훈련하다 옛 코치인 타니아나 타라소바(67·러시아)를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의 내셔널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점검을 하겠다고 연맹에 요청했다. 연맹은 그러나 아사다 측의 모든 요청을 무시하고 러시아 소치 인근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 전용 링크를 확보했다.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택에 여지가 없는 아사다는 연맹의 결정을 수락했다.

그러나 아사다는 예레반에서 전용 링크의 낙후한 시설과 마주해야 했다. 빙판에는 모래가 섞여 있었다. 링크는 춥고 공기도 좋지 않았다. 여성자신은 “연맹이 내린 최악의 결단이었다. 아사다는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소치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연맹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여성자신은 자국 스포츠지 기자나 방송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연맹 관계자가 대회 기간 중 무례한 말과 행동으로 대표팀 관계자와 언론인의 불만을 샀다고 전했다. 한 스포츠지 기자는 “연맹 간부 수십 명이 소치에 갔다. 놀러 갔다는 느낌이었다. 이들의 출장비는 대부분 아사다 등 선수들의 상업 활동으로 받은 지원이지만 선수들은 ‘연맹 관계자를 믿기 어렵다’고 언론인에게 상담을 요청할 정도였다”고 폭로했다. 여성자신은 연맹의 이 같은 행태를 “아사다 등에 대한 방해”라고 했다.

일본 여론은 발칵 뒤집어졌다.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메달권은커녕 6위로 밀린 아사다의 심각한 부진의 주범으로 지목된 연맹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일본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네티즌은 “아사다와 일본 국민에게 좌절을 안긴 연맹의 배임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거나 “선수들이 용기를 갖고 폭로해야 다음 대회부터 변할 수 있다”고 항의했다. 하시모토 세이코(50) 연맹 회장에 대하 사퇴 여론도 불거졌다.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출전한 안현수가 집중 조명을 받는 과정에서 다시 불붙은 파벌 논란과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좌절로 이어진 편파 판정 의혹을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불거진 무능 논란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한국 측 연맹과 비교하며 “한국만 욕할 게 아니다. 연맹의 행태는 두 나라가 똑같다”거나 “이런 모습을 보기 싫으면 미주나 유럽으로 떠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