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미스터리’가 실종 13일 만에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주가 가진 단서는 인공위성에서 보낸 사진 정보다. 그동안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위성통신장비를 동원해 비행경로를 추적, 실종기가 인도양 남쪽 바다를 날아갔을 거라는 전제 하에 이곳 해상에서 커다란 물체 2개가 발견됐고, 실종기 잔해로 보인다는 것이다. 호주는 18일부터 인도양을 집중 수색해왔다. 구체적인 발견 지점은 서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0㎞ 떨어진 해상이라고 밝혔다. 비행기로 4시간 거리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위성사진이 흐릿하긴 하지만 해당 전문가가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신뢰할 만하다”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게도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발견 물체의 크기 또한 실종기 잔해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호주 당국은 판단한다. 존 영 호주해상안전청(AMSA) 긴급대응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망망대해에서 24m짜리 물체가 해류에 떠올랐다 가라앉은 모습으로 봐선 비행기나 대형 선박의 일부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전 세계 핵실험을 감시하는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여객기 실종시점 이후 어떤 폭발이나 충돌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도 여객기가 온전한 상태로 바다로 추락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보다 앞서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선 여객기 실종 당일 다수의 주민이 아주 낮게 나는 항공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목격담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호주가 발견한 물체가 실종기의 잔해가 맞다면 왜 거기까지 가서 추락한 걸까. 8일 오전 0시41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 중국 베이징을 향하던 실종 여객기는 1시간 뒤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각국이 추적한 비행경로는 목적지와 정반대인 인도네시아 남부 내지는 인도양 항로로 파악됐다. 기수를 튼 이유는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이날 실종기 사건에 본격 합류했다. FBI는 실종기의 자하리 아흐마드 샤(53)기장 자택에서 압수한 모의 비행장치(비행 시뮬레이터)의 삭제 자료를 복원·분석하는 작업을 말레이 정부로부터 의뢰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3일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 경찰은 “모의 비행기록엔 몰디브와 인도·스리랑카·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등이 착륙 연습을 한 공항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