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조선인 추, 역시 사기꾼이네. 베이스 안 밟고 홈으로 뛰잖아!”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새 팀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하며 만점 활약을 펼치자 일본 네티즌들이 시샘 어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추신수가 주루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2일 일본의 거대 인터넷 커뮤니티 ‘2CH’(2채널)의 스포츠 실황 게시판에는 추신수의 경기를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추신수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14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톱타자 좌익수로 출전해 팀의 리그 첫 승을 견인했다.
리그 첫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추신수는 올 시즌 첫 안타를 포함해 5타석 3타수 2안타를 치고 몸에 맞은 볼 1개, 볼넷 1개를 얻어내는 등 네 차례 출루하고, 동점과 역전 득점을 모두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일본 네티즌들은 특히 추신수가 9회말 마지막 역전 끝내기 득점을 올리는 장면에서 3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며 트집을 잡고 있다.
2CH 게시판에는 “추, 베이스 밟지 않고 달린다” “내 눈에도 밟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저 조선인, 역시 사기를 친 건가?”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경기 동영상을 보면 9회말 1사 상황에서 2루에 있던 추신수는 벨트레가 우익수 앞 안타를 치자 3루 베이스를 지나 홈으로 전력질주 한다.
중계 영상을 언뜻 보면 마치 추신수가 3루 베이스를 밟지 않은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만 동영상을 천천히 돌려보면 추신수는 분명히 베이스를 밟고 뛰어간다.
혐한 네티즌들의 시샘에 불구하고 대다수 일본의 야구팬들은 추신수에게 찬사를 보냈다.
“추신수 대단하다. 과연 현재 아시아 최고 타자야!”
“일단 몸이 튼튼해 보인다. 너무나 작고 얇은 일본 타자들과 달라. 이치로는 톡톡 치는 타자라면 추신수는 퍽퍽 치는 느낌이다.”
“추신수는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다. 공이 몸에 날아와도 절대 피하지 않는다. 배짱도 두둑하고.”
“몸은 메이저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단단해 보이는데. 발도 엄청 빠르네. 얼굴도 마구 믿음 가도록 생겼잖아. 좋은 타자구나.”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제 난타전이었다면 오늘은 투수전으로 흘렀다”며 “팀 승리에 내 할 일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가 역전승을 거둘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선두 타자로서 추신수의 출루 능력을 칭찬했다.
추신수는 3일 오전 9시 필라델피아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