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병 환자의 자살, 무엇이 다른가

조울병 환자의 자살, 무엇이 다른가

기사승인 2014-04-07 08: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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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행동과는 구별돼야

[쿠키 건강] 최근 정신의학계에서는 조울병 환자의 자살 문제가 화두다. 기존 논문에서 조울병 환자의 자살률은 정신건강질환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0.2~6% 위험),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서는 자살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제16차 국제조울병학회(ISBD) 포스터 세션에서는 조울병 환자의 자살과 관련된 연구 논문들이 소개됐는데, 자살시도와 자해행동이 구별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울병 여성 환자에서 자살 위험 높아

캐나다 토론토의대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토론토에서 발생한 자살기록을 토대로 조울병 환자의 자살 특성 및 하위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P-070).

자살자를 조울병군과 비조울병군으로 나눠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임상적 변수, 스트레스 요인 및 자살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비교했고, 조울병 환자에 대해서만 하위군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기간 중 토론토에서 발생한 총 자살건수는 2886건이었고, 그 중 170건(5.9%)이 조울병 환자에 해당했다.

하위군 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 위험이 1.75배(OR) 높았고(p=0.001), 과거 자살 시도경험(OR=2.01 [1.45-2.80], p<0.0001)이 있거나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응급실에 방문한 경험(OR=1.59 [1.00-2.52], p=0.049)이 있는 환자에서 자살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트레스 요인(OR=0.33 [0.14-0.76], p=0.008)도 자살률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두 군은 자살수단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조울병군은 비조울병군에 비해 음독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유의하게 많았고(33.5% vs. 17.4%, p<0.0001), 목을 매 자살하는 경우는 적었다(17.1% vs. 29.7%, p<0.0001).

◇조울병 환자의 자살시도, 자해행동과 감별 필요

뉴질랜드 오타고의대 연구팀은 조울병 환자의 자살 현황과 함께 자해행동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P-080). 이 연구에서는 조울병 발생 연령과 동반질환이 자해행동 및 자살시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치료 및 추적관찰 기간 동안 증상변화를 평가했다.

15~36세의 조울병 환자 100명이 연구대상에 포함됐고, 그 중 78%가 조울병 1형에 해당했다. 분석 결과 조울병 발병시기가 빠르고 경계성 인격장애가 동반된 환자에서 자해행동 위험이 증가했고, 약물사용장애 또는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여성 환자에서 자살시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 및 자해행동 위험은 불안장애, 공황장애, 섭식장애가 동반되거나 중복이환이 3가지 이상인 경우에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2가지 심리치료를 시행하고 78주동안 추적 관찰했을 때 자살시도 및 자해행동은 감소 추세를 보였고, 특히 52주 이후부터 현저하게 줄었다.

연구팀은 결론에서 "자해행동과 자살행동의 위험인자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이에 대한 정확한 감별이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행동예측 및 예방에 도움이 됐다"면서 "약물요법과 심리치료의 병용은 조울병 환자에서 자살 및 자해행동을 줄이는 데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

송병기 기자
kjah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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