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탑승자 및 구조자 수는 물론 잠수부의 선내 진입 상황까지 번복한 정부의 발표를 놓고 실종자 가족과 여론의 항의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18일 오후 10시 공식 브리핑에서 탑승객 수를 475명에서 476명으로, 구조자 수를 179명에서 174명으로 정정했다. 해경은 탑승객 수의 변경에 대해 “선사 측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475명이 탑승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1명은 비행기로 이동했고 1명은 귀가했다. 생존자 중 3명은 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탑승했다”고 설명했다. 구조자 수에 대해서는 “많은 기관이 구조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이름을 기재하는 등의 이유로 같은 사람이 중복 집계됐다”고 밝혔다. 밤 늦게 60대 여성 시신을 인양하면서 실종자는 273명으로 다시 줄었다. 19일 오전 1시30분 현재 현재 사망자는 29명이다.
정부는 이미 수차례 구조자 및 탑승객 수를 번복했다. 정부가 발표한 구조자 수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164명이었다. 이 마저도 368명이라고 발표했다 말을 바꾼 것이었다. 지난 17일에는 174명, 175명, 176명으로 한 명씩 늘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179명이었다. 12시간 만인 오후 10시 5명 감소한 174명으로 변경됐다. 탑승객 수는 사고 당일 477명에서 459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틀 만에 첫 발표와 비슷한 476명으로까지 늘었다.
발표 번복은 인원 집계에서만 나온 게 아니었다. 잠수부의 선내 진입 상황도 번복하면서 실종자 가족의 기대를 절망으로 바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는 이날 오전 10시5분 브리핑에서 잠수부가 선내 진입에 성공하고 식당 칸까지 들어가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경이 이를 부인하고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본부는 오후 3시30분쯤 잠수부의 선내 진입을 실패로 정정했다. 오후에는 해경이 “오후 6시28분쯤 해군 특수구조단이 3층 객내 선실로 들어가 수색에 들어갔다”는 발표를 “3층 객실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탑승자 및 구조자 수는 물론 잠수부의 선내 진입 상황까지 번복한 정부의 발표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소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번 발표도 믿을 수 없다” “구조자를 혼동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정부가 나서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꼴” “‘빨리빨리’가 문제인가. ‘대충대충’이 문제인가”라며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