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가 사고 당일 오전 진도 교통관제센터(VTS)와도 31분간 교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도 VTS측은 특히 세월호에 긴급 구호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지만, 이준석(69) 선장과 조타수 등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자신들만 배를 빠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선장이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이나 “안전한 선실에 남아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제주 VTS와 진도 VTS 등과 40분 넘게 긴급 교신하는 동안 왜 선장 일행이 승객들을 선실에 대기하라고 안내했는지 보다 명확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55분 제주 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에도 진도 VTS와 교신했다. 이후 오전 9시 37분까지 11차례 교신했다.

교신 내용에는 세월호에 긴급 구호조처를 취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진도 VTS는 오전 9시 30분쯤 사고 현장 인근 화물선 등에 여객선 조난 사실을 알리고 구명벌 등 구조장비를 해상으로 투하할 것을 지시했다.

선장 일행은 교신 직후인 오전 9시 37분쯤 배를 버리고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VTS가 승객 구호조처를 취하라고 명령했지만 선장 일행이 제대로 이행했는지는 미지수다. 실제 선장 일행이 탈출한 이후인 오전 10시 이후에도 승객들은 “안전한 선실에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선실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다.

선장 일행은 또 구명보트 등도 작동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구명보트 한 척이 펴져 있었지만 선장 일행이 편 것은 아니다.

이 선장은 그러나 퇴선 명령을 내렸다며 구난조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새벽 영장실질 심사 직후 기자들에게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승객들에게 선실에 남아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한 것은 아직 구조선 등이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자신은 현장을 벗어나 가장 먼저 구조가 된 이 선장의 설명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