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24일 지난해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국가·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명단을 공개했다. 민간기업 1567곳과 국가·공공기관 15곳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년 연속 명단에 오르는 수모를 겪었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국가·공공기관은 정원의 3% 이상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올해부터 2.7%, 지난해까지는 2.5% 이상이었다.
그러나 국가·지자체의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은 2.63%에 그쳤다. 수치상으로 보면 공직사회 전체가 법률이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회와 교육청은 공공부문의 명단공개가 시작된 2011년부터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국회의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은 1.47%, 각급 교육청 평균은 1.56%에 불과했다.
교육청은 “공무원 중 교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교대·사범대 출신 장애인 학생들이 많지 않아 채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6~7명 정도로 구성되는 국회의원 보좌진에 장애인을 채용하기 힘들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그러나 엄연한 실정법을 어기고 있다는 데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국회는 장애인 고용촉진법을 만든 헌법기관이고, 교육청은 아이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가르쳐야 하는 기관이다. 국가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는 마당에 민간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고 망신을 주면서까지 준법을 강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