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피폭 코피라니…” 日 정부, ‘맛의달인’에 불쾌

“후쿠시마 피폭 코피라니…” 日 정부, ‘맛의달인’에 불쾌

기사승인 2014-05-12 15:26:01

[쿠키 지구촌] 일본 정부가 ‘맛의 달인’의 저자 카리야 테츠(73)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만화에서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심각성을 묘사했다는 것인데, 일본 우익 네티즌들은 카리야를 겨냥해 험악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맛의 달인 주인공들이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뒤에 코피를 쏟는 묘사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닛케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방사능 노출과 코피에는 인과 관계가 없다”면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카리야는 지난달 28일 주간지를 통해 발매된 맛의 달인 최신호에서 주인공 야마오카 지로가 후쿠시마 원전 지역을 방문한 뒤 코피를 쏟는 장면을 그렸다. 만화에는 코피를 쏟는 장면 외에도 “후쿠시마에는 같은 증상(코피)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대사가 담겨 있다.

코피 장면에 대해 일부 일본 우익 세력은 맛의 달인 만화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강력 반발해 왔다.

카리야는 올 초 호주 시드니에서 발행되는 니치고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며 이 여파로 일본 음식이 장기적으로 매우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리야는 인터뷰에서 “일본 음식은 이제 희망이 없다”고 선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카리야는 또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를 방문했다가 방사능에 피폭되며 상상할 수 없는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진 재해지역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밤마다 코피를 쏟게 됐다”며 “인생에서 코피는 단 한 번도 흘린 적이 없는데 밤마다 며칠동안 코피가 흘렀다. 병원에 가도 ‘코피와 방사선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카리야는 반골 작가로 유명하다. 일왕제와 일제 만행 등에 대한 비판 등을 가감 없이 하면서 반일 좌익작가로 인식됐다. 일본 우익의 살해 협박 등에 시달리다 1988년 이후 호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카리야는 특히 ‘맛의 달인’에서 한국 음식을 다루면서 일본 수상들이 과거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과했을 뿐 국가가 사과한 적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그를 두고 ‘개념 있는 일본 지식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우익 네티즌들은 카리야의 잇단 언행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2CH(2채널) 등에는 카리야를 향한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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