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다음은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은 양사 간 주식을 상호 교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합병 논의는 서로 절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막강한 플랫폼을 뒷받침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카카오로서는 다음의 검색과 콘텐츠를 모바일에 접목하면 보다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네이버에 큰 격차로 뒤지며 포털 사이트 2위에 머물렀던 다음은 최근 구글에도 검색 순위가 밀리고 있다. 인터넷 이용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반전은커녕 더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다.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 사업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자 카카오와 다음 모두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라인은 국내에서는 부진하지만 전 세계 가입자가 4억5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위챗, 와츠앱과 더불어 ‘빅3’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를 잡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게 되면 시가 총액 3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400억원 가량이고, 카카오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주당 1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상장하게 되면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술적으로 합하면 3조5000억원짜리 기업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한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지는 미지수다. 합병을 해도 시가총액이 25조5790억원에 달하는 네이버의 8분의 1 수준이어서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쓸 수 있는 재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논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