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귀귀의 충격적인 변신, 경악스럽다.” “병맛 만화의 최고봉이라 좋아했는데, 약 안 빤 귀귀가 날 감동시키네.”
학교폭력을 조장하고 동심을 파괴하는 웹툰을 그리며 일명 ‘병맛’(병O 같은 맛의 줄임말로 형편없다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 작가라는 비판을 샀던 ‘귀귀’(본명 김성환)가 최근 투표를 독려하는 웹툰을 선보여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귀귀의 멀쩡하고 번듯한 웹툰에 놀란 네티즌들은 “이래서 사람들이 귀귀, 귀귀 하는구나”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슈가 된 웹툰은 ‘다시 공룡의 시대가 오는 건가…’라는 제목으로 한 꼬마가 마을을 쳐부수는 거대한 공룡 티라노맨의 머리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꼬마는 “우리 마을을 부수지마! 못된 티라노맨아”라고 소리치며 돌멩이를 연신 티라노맨의 머리로 던진다. 영웅이 출현하기만 기다리던 군대는 꼬마가 위험에 처해도 “꼬마가 위험합니다”라고 소리만 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꼬마를 구한 건 다른 곳에서 날아온 돌멩이들이었다. ‘이장님’과 같은 평범한 주민들이 돌을 들고 꼬마를 구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장님이 “지금입니다! 주민 여러분! 돌팔매 시작”이라고 외치자 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고 화답하며 돌팔매를 시작한다.
주민들의 활약을 본 군대의 캡틴은 “영웅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어”라며 “용기를 낸 꼬마가, 마을 주민 모두가 영웅이다!”라고 읊조린다.
귀귀의 ‘약 빤’ 듯한 병맛 만화에 익숙한 네티즌들은 이때쯤 티라노맨이 주민 모두를 밟아 없앨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티라노맨의 머리를 정통으로 맞힌 돌맹이가 세 동강으로 나면서 붉은색 투표 도장으로 변한다. 이어 웹툰은 ‘투표하는 우리 모두가 영웅입니다’라는 글귀로 끝이 난다.
귀귀의 작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멀쩡한 웹툰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재미있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한때 유해 만화작가로 악명을 떨친 작가의 변신이 신선하다” “오늘은 약 안 빨고 그렸네요. 멋진 메시지에 박수를 보내요” “그동안 숱한 충격을 준 귀귀 작가가 이렇게 착한 웹툰을 그리다니, 그게 더 충격”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귀귀는 2012년 1월 7일 한 종합일간지가 1면에서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만화로 귀귀의 ‘열혈 초등학교’를 지목하며 관심을 샀다. 기사가 나간 뒤 당시 열혈 초등학교를 연재하던 포털사이트는 귀귀의 연재를 중단했다. 이 신문을 비난하는 작품을 내놓기도 한 귀귀는 이후에도 블로그 등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