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 탄 다음·카카오 “네이버 물리치고 해외까지 넘본다”

한 배 탄 다음·카카오 “네이버 물리치고 해외까지 넘본다”

기사승인 2014-05-27 01:44:00
[쿠키 IT] 다음과 카카오톡이 하나로 뭉친다. 각자 장점을 극대화 해 국내 포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국내 포털 2위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카카오톡을 만든 카카오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합병 형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방식이며 기준 주가에 따라 카카오 주식 1주당 다음 주식 1.556주를 신규로 발행해 교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합병 가액은 다음 1주당 7만2910원, 카카오는 1주당 11만원3429원이다. 신설법인명은 다음카카오다.

다음카카오는 3조5000억원대의 대형 IT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으로 1조590억원이며, 카카오는 2조4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총 11위인 다음은 합병으로 2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병으로 카카오 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신설법인 다음카카오의 1대 주주가 된다. 김 의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카카오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제범,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 경영진 대부분이 다음카카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다. 형식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지만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셈이다. 2015년 기업공개(IPO)예정이던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과 다음의 검색, 콘텐츠, 광고 등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1차 목표는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주를 막는 것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합병으로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카카오가 막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합병을 통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회사 규모로만 보면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의 8분의 1 수준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양사는 각사의 강점을 결합하면 네이버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교감을 형성했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같은 업계에 있다보니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고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해 왔다”면서 “어느 쪽이 먼저 합병 제안을 했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견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다음과 카카오가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합병 결정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바일 메신저가 핵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반이 튼튼한 카카오톡에 다음이 보유한 콘텐츠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해외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합병은 글로벌 IT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했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 네이버 라인 등에 비해 마케팅 자금이 떨어지는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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